'우주 먹거리 선점하자'…K태양광·배터리·반도체 분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후 09:41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사진=AFP)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우주산업이 국가 주도의 탐사 시대를 넘어 민간 중심의 산업 생태계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국내 제조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저궤도 위성망 확대와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태양광,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우주 경제의 핵심 공급망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이달 경기 성남 판교R&D센터 내에 우주태양광 선행기술 개발 전담 조직인 ‘우주태양광센터’를 신설하고, 우주용 태양전지 사업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회사는 우주용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셀 개발과 우주 환경 신뢰성 평가, 수명 예측 기술 확보할 계획이다. 탠덤 셀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높고, 같은 발전 용량 기준으로 무게도 줄일 수 있어 발사 비용 절감이 중요한 우주 산업에 핵심 기술로 꼽힌다. 최근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원하는 달 표면 우주태양광 실증 프로젝트 SSTEF-1에 자체 개발한 탠덤 셀을 공급해 우주 환경에서 성능 검증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업계도 우주 시장을 차세대 수요처로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주 AI 데이터센터 구상을 공개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저장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고성능 배터리 수요가 필수적으로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인 ‘스타십’에 탑재되는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우주 스타트업 ‘사우스8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배터리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반도체 업계 역시 우주 시장 확대의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NASA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Ⅱ’에 탑재된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를 통해 자사 반도체의 우주 환경 검증에 나서고 있다.

K-라드큐브는 지구 고궤도 방사선 환경에서 반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차세대 반도체는 미세공정이 적용될수록 우주 방사선에 민감해지는 만큼 향후 우주용 반도체 시장 확대를 위한 기술 검증 과정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위성통신과 우주 데이터센터 등이 본격화할 경우 태양광과 배터리, 반도체, 첨단소재 등 제조업 전반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아직 국내 기업들의 우주 사업은 연구개발과 기술 실증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우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지만 아직 국내 기업들의 경우 초기 투자와 기술 확보 단계인 곳이 많다”며 “장기적으로는 우주용 소부장 공급망 진입과 데이터·서비스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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