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2시40분께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매장 안을 돌며 자리에 앉아 있던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조기 마감 안내를 알렸다. 음료를 주문하러 카운터를 찾은 고객들에게도 “오늘은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미 오후 2시부터 사이렌 오더와 딜리버스(배달) 서비스는 전면 중단한 상태였다. 일부 고객은 “아, 맞다. 오늘 일찍 문 닫죠?”라고 반문하며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탱크데이’ 논란 수습을 위해 이날 전국 2160여개 매장의 영업을 일제히 오후 3시에 종료하면서 연출된 풍경이다.
22일 오후 광주 한 스타벅스 매장에 역사 인식 교육으로 영업시간을 변경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민주화운동 46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18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탱크 데이' 판매 촉진 행사를 열어 공분을 샀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매장 파트너들은 본사가 배포한 교육 영상을 통해 근현대사와 사회적 감수성 관련 교육을 단행했다. 스타벅스는 앞서 ‘탱크데이’ 행사 논란이 확산하자 관련 프로모션을 중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전 직원 역사교육과 외부 자문 기반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24일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별도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2시께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들에게는 조기 종료 사실을 알리는 안내가 이어졌고, 오후 2시가 되자 사이렌오더와 딜리버스(배달) 서비스도 종료됐다. 이날까지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일부 쿠폰은 하루 더 연장됐다. 전국 매장 조기 영업 종료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스타벅스가 전 매장 조기 종료라는 강수를 둔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마케팅 실수가 아닌 브랜드 리스크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장 운영 차질과 당일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전 직원 교육을 진행한 것은 그만큼 사안의 무게를 무겁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에서도 전국 단위 매장 영업을 일제히 단축해 교육을 진행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 코리아 무교동점과 모바일앱에 올라온 영업 마감 안내 공지(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관심은 이제 스타벅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실제 운영 시스템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에 쏠린다. 스타벅스는 외부 전문기관 자문을 바탕으로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를 도입해 기획 단계부터 역사·정치·재난·군사·젠더·폭력·혐오 표현 등 민감 이슈를 사전 점검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신제품과 굿즈, 시즌 마케팅, 기념일 프로모션 전반에 걸쳐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조처다.
23일부터는 잠정 보류했던 신제품 출시 일정도 다시 재개한다. 스타벅스는 역사교육을 기점으로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스타벅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에 던지는 시사점도 적지 않다고 본다. 기념일 마케팅과 한정판 굿즈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브랜드가 사회적 맥락과 역사적 상징성을 얼마나 세심하게 검토하느냐가 기업 리스크 관리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탱크데이’ 논란 이후 내놓은 역사교육과 체크리스트 도입이 단순 수습책에 그칠지, 아니면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지가 향후 소비자 신뢰 회복과 정상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