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토큰증권 하위법 개정안서 정형증권·퍼블릭 체인 허용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6:43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금융위원회가 오는 7월 토큰증권(STO)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업계에서 STO 대상 범위를 머니마켓펀드(MMF)·채권 등 정형증권으로 확대하고 분산원장도 퍼블릭 블록체인까지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본부장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글로벌 디지털자산 제도화 동향과 대한민국의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토큰증권 대상을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며 “해외가 명확한 사례를 보여준 것처럼 MMF, 채권부터 시작해서 STO 발행 대상의 범위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22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글로벌 디지털자산 제도화 동향과 대한민국의 입법 방향’ 세미나에서 패널토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해당 발언은 금융위가 오는 7월 토큰증권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기초자산을 묶어 발행하는 ‘풀링’ 허용, 장외거래소 시장 구조, 주식·채권·MMF 등 정형증권 토큰화, 온체인 결제 로드맵 등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토큰증권 시장의 무게중심은 부동산, 미술품, 한우 등 비정형 자산의 지분형 투자에서 주식·채권·MMF 등 기존 정형증권의 토큰화 발행·유통·결제 인프라로 관심이 옮겨가는 흐름이다.

이 본부장은 “정형증권을 왜 토큰화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서”라며 “월가가 정형증권 토큰화에 집중하는 이유도 수익의 대부분이 정형증권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MMF와 채권 등부터 시작해 국내 금융 환경에 맞는 프로세스를 갖춰가면 된다”며 “블랙록의 토큰화 MMF 사례를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과 실제 국내에서 구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인 만큼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애로사항을 풀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프라이빗 블록체인만 허용된 분산원장 요건 역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본부장은 “퍼블릭 블록체인까지 열어놓는 형태의 수용 가능한 작업이 이번 7월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을 블록체인으로 혁신하는 핵심은 국가 간 연결성과 실시간 결제·정산”이라며 “분산원장 요건을 프라이빗 블록체인 중심으로 획일화하면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할 의미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외는 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쓰고 있는데 국내만 프라이빗 체인을 쓰면 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인위적 기술이 추가되고 투자자 위험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기존 자본시장법 체계에 블록체인을 억지로 끼워 넣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을 사용하게 만들면서 기존 법체계에 억지로 맞추라고 하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며 “민관 협력이 활발히 이뤄져야 금융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자본시장법이나 전자증권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시도가 막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해외는 이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역시 토큰증권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변호사는 “미국과 독일의 공통점은 모두 전통 증권부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객관적 가치평가가 가능한 채권, MMF, 펀드, 주식 등이 토큰화의 취지에 더 맞다”고 말했다.

분산원장과 관련해서도 “프라이빗 체인 중심으로 제한된 참여만 허용한다면 실제 블록체인을 쓰는 효용이 무엇인지 엄밀하게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블록체인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블록체인을 썼는데 일이 더 많아지면 혁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원·달러 환율이 1540원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토큰증권이 글로벌 자금 유입 통로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토큰증권을 위험한 상품을 제한적으로 시험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시장과 산업에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유용한 통로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해외 사업자들이 이미 한국 주식 수익률과 연동된 토큰이나 파생상품 형태로 수익을 내고 있다”며 “토큰증권 대상을 전향적으로 확대하고 지갑을 통한 유통 방안을 고민한다면 한국 시장의 성장 과실을 국내 금융기관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소속 안도걸 의원은 “국채, MMF, 예금, 부동산 등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거래하는 실물자산토큰(RW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월 55억달러 수준이던 실물자산 토큰 시장은 현재 324억달러 수준으로 1년여 만에 5배 이상 커졌다”며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디지털자산 기반 거래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지니어스법을 제정하며 디지털 금융 질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고, 클래리티법을 통해 디지털자산의 법적 기반을 정교화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제도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를 넘어 입법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와 송금, 상거래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자금융거래법 등 후속 법체계 정비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민관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으며 7월 중 세부적인 제도 방향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내년 2월4일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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