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HBM4 매출 10억달러 돌파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2일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이후 130여일 만에 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말 누적 매출 기준은 12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말까지 공급 물량을 빠르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만 10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메모리 제품의 양산 첫해 매출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큰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4 호조를 등에 업고 전체 HBM 시장에서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삼성전자)
업계 한 관계자는 “7세대 HBM4E, 8세대 HBM5 등 HBM이 고도화할수록 베이스 다이의 로직 비중이 커진다”며 “자체 파운드리 공정과 HBM 설계를 함께 최적화하는 삼성의 역량이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7세대 HBM4E 샘플 역시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도록 돕는 핵심 메모리다. 삼성 HBM4는 업계 표준보다 약 46%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11.7Gbps)를 확보해, AI 모델이 커질수록 심해지는 데이터 병목 현상을 풀어주는 성능을 갖췄다. 최대 속도는 13Gbps까지 구현할 수 있다.
한 번에 처리하는 데이터의 양도 크게 늘렸다. 단일 스택당 최대 초당 3.3테라바이트(TB)의 메모리 대역폭을 구현했는데, 이는 전작인 5세대 HBM3E 대비 약 2.7배 향상된 수준이다. 4기가바이트(GB) 용량의 영화 파일 750편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AI 투자 확대에 HBM 수요 더 커져
삼성 HBM4가 빠르게 성과를 낸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HBM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8% 증가한 546억달러(약 8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9750억달러(약 1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확대의 주요 축은 주문형 반도체(ASIC)다. ASIC는 특정 연산이나 용도에 맞춰 설계한 맞춤형 칩을 말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AI칩에 채택하면서 HBM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그래픽저장장치(GPU) 업체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ASIC 업체 중심의 다변화된 고객 기반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내년 HBM 출하량이 큰 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출시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HBM4을 탑재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최근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더 많은 HBM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HBM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