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여전히 85%에 육박하는 등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5년 만에 보험료를 인상했지만 손해율은 오히려 전년보다 상승했다. 정비공임과 인건비 등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장마철을 앞두고 손해율이 추가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손해율 감소 해법으로 떠오른 ‘8주룰’(경상환자 8주 이상 치료시 적정심사 받아야 하는 제도) 시행은 지연되고 있고,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차량 침수에 따른 손해율 급증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요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5%에 육박하는 등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사진=챗GPT)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 빅4(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지난달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7%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통상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은 80~8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손해율이 이어지면서 자동차보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손해율 상승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손보 빅4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총 3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KB손보가 249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도 각각 140억원, 96억원 적자를 냈다. 반면 DB손보는 88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자동차보험은 이미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은 보험손익 기준으로 2020년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들의 손실 규모는 약 5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자동차보험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보업계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보험료 인하가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세가 이어지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험료를 잇달아 인하했다. 누적 인하 폭은 약 7~8% 수준이다. 올해 들어 손해율 악화와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1%대 보험료 인상에 나섰지만 누적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보험료 인상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는 점도 손해율 개선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료는 손해율 산정에서 분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상 시 일반적으로 손해율 하락 효과가 발생한다. 하지만 보험금 지급액 증가 속도가 이를 웃돌 경우 인상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손보업계에서는 보험료 인상 효과가 실제 손해율에 반영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원가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자동차 사고 수리 시 보험사가 부담하는 정비공임은 지난해 3.5% 인상된 데 이어 올해도 2.7% 올랐다. 차량 부품비 상승과 일용근로자 임금 인상도 보험금 지급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차량 운행량이 정상화되면서 사고 건수가 증가한 점도 손해율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부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한 경상환자 과잉진료 문제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경상환자 장기 치료와 일부 정비업체의 과잉수리가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업계가 요구해 온 이른바 ‘8주 룰’ 도입도 지연되고 있다. 8주 룰은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치료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업계는 해당 제도가 도입될 경우 불필요한 장기 치료를 줄여 보험금 누수를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행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6월 이후 장마와 집중호우가 시작되면 빗길 교통사고와 차량 침수 사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여름철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는 시기로 꼽힌다. 최근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고 있는 점도 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과거 보험료 인하 영향과 정비공임 인상, 인건비 상승 등 원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장마철 사고와 침수 피해까지 본격 반영되면 하반기 손해율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