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싱크탱크 "재생E 늘면 정전 증가 '근거 부족'…OECD 53%는 감소"

경제

뉴스1,

2026년 6월 23일, 오후 02:47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경기 평택 소재 수상태양광 시공업체 사업장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5~2019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난 OECD 32개국 가운데 17개국에서 정전시간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정전 증가로 곧바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일관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진실검증(팩트체크) 결과다.

재생에너지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는 23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국가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통계와 세계은행의 계통평균 정전지속시간 지수(SAIDI)를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전 증가 사이에 일관된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은 2015~2019년 자료가 있는 OECD 36개국이다. 이 기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한 국가는 32개국이었다. 이 가운데 영국, 일본, 프랑스,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17개국(53.1%)은 정전시간이 줄었다. 미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페인 등 13개국(40.6%)은 정전시간이 늘었다. 한국과 독일 등 2개국은 변화가 없었다.

국가별 사례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전시간 증가가 비례하지 않았다. 슬로베니아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46%p 늘었지만 정전시간은 8.85시간 줄어 OECD 국가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스라엘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2.65%p 늘었고 정전시간은 1.53시간 감소했다.

반대로 튀르키예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11.56%p 늘었고 정전시간은 31.1시간 증가했다. 리투아니아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8.15%p 늘렸지만 정전시간 증가는 0.01시간, 약 36초에 그쳤다. 룩셈부르크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6.18%p 늘렸고 정전시간은 약 11분 증가했다.

대정전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력망과 운영 체계 문제라는 게 리팩트 주장이다. 국제 연구기관 제로 카본 애널리틱스가 2005~2025년 전 세계 주요 대정전 20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확인된 원인은 노후 장비 등 인프라 결함으로 11건이었다. 인적 오류는 6건, 자연재해와 극한기상은 5건, 투자 부족은 4건이었다. 전력망 과부하와 불안정은 3건에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의 위험 사례로 언급돼 온 2025년 이베리아반도 대정전도 재생에너지 과잉생산에 따른 단순한 전력망 과부하로 보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유럽 송전계통운영자 네트워크(ENTSO-E) 조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전압상승에는 무효전력 전달 미달, 동적 전압 제어 기준 부재, 인버터 기반 설비의 불안정성 등 14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페인은 대정전 이후 재생에너지 확대를 늦추기보다 전력망 통합 능력을 높이는 쪽으로 대응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도 동적 전압 제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을 고쳤고, 2026년 5월 기준 약 6GW 규모 재생에너지 설비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도 둔화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정전 이후인 2025년 5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스페인의 풍력·태양광 설비는 매달 평균 1.3GW 늘었다. 이는 직전 1년 월평균 설치량 1.2GW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전력망 확충과 계통 유연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025년 전 세계 전력망 투자는 전년보다 약 11% 늘어 재생에너지 투자 증가율을 웃돌았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증가한다고 정전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달라지는 계통 특성에 맞는 안정화 대책을 세워야 전력 공급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민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조합 연구위원은 "2025년 전 세계 신규 발전설비의 85.6%가 재생에너지"라며 "한국이 2035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를 달성해도 2025년 전 세계 평균 33.8%보다 3.8%p 낮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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