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기름값이 표시돼 있다. 2026.6.21 © 뉴스1 구윤성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L)당 2000원을 넘고 계란값(10개)이 5000원을 웃도는 등 생활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위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오던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14주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고물가가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 증가세보다 소비지출 증가 폭이 더 큰 상황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먹거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카드 이용액 전주보다 22%↓…고물가 영향
22일 국가데이터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6월 첫째 주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월 셋째 주(-11.8%) 이후 14주 만이다.
전주 대비로는 22.4% 감소했다. 가맹점 카드매출액도 15.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카드 이용금액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이후인 5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는 각각 9.1%, 7.9%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증가 폭이 둔화되면서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에도 전체 소비는 감소한 바 있다.
5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6%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3월 0.6%, 4월 1.2% 증가했지만 5월 들어 감소 전환했다.
소매판매 감소에 이어 6월 초 카드 이용금액까지 감소세로 돌아선 셈이다.
지난 1분기에는 소득 증가보다 소비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4%에 그친 반면 실질소비지출은 3.1% 증가했다. 소득 증가세보다 소비 증가 폭이 더 커지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은 더욱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2008.48원, 경유는 2003.2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652.79원·1516.37원)과 비교하면 각각 355.69원(21.5%), 486.84원(32.1%) 오른 수준이다.
여기에 먹거리 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다시 3%대로 올라섰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24.2% 급등했다. 계란과 대파, 수산물 등 주요 먹거리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특란 10개 평균 판매가격은 5284원으로 지난해(3782원)보다 39.7% 올랐다.
육계(1kg) 가격은 6637원, 삼겹살(100g)은 2877원으로 전년(5568원·2693원)보다 각각 19.1%, 6.8% 상승했다.
대파(17.9%), 청상추(9.6%), 수입산 고등어(26.5%), 김(4.6%) 등 농수산물 가격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2026.6.22 © 뉴스1 김민지 기자
물가 상승 압력 지속…소비 여력 추가 악화 우려
이 같은 물가 상승 압력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 선행지표인 수입물가지수(5월 기준)는 전년 동월 대비 24.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역시 8.5% 올랐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는 통상 2~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고유가에 따른 생산·유통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경우 가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하반기에도 생활물가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 여건 악화 등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면서 최근 카드 이용금액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카드 이용금액 감소는 고물가 영향으로 보인다"며 "먹거리 부담과 생활물가가 잇따라 오르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 영향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소비 여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hlox@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