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사들이는 시점도 AI가 결정”…AI 입은 K푸드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후 03:08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다양한 곡물과 혼합곡 제품을 생산해온 식품기업 두보식품은 그동안 곡물 시황 분석과 원료 구매, 생산계획 수립, 물류 운영 등 주요 의사결정을 각각 별도 시스템과 현장 관리자들의 경험에 의존해 왔다. 이 때문에 시장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두보식품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원료 조달부터 생산, 물류, 제품 개발까지 곡물 가공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연결하는 ‘곡물 가공 전주기 AI 오케스트레이션 및 웰니스 플랫폼 구축’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K푸드 스마트제조 얼라이언스’ 대표 과제로 선정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푸드 스마트제조 얼라이언스 출범식'. (사진=대상)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공장 자동화가 아니라 여러 AI가 각각의 역할을 맡아 공장을 스스로 운영하는 자율제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원료 구매를 담당하는 AI는 국내외 곡물 시황과 수요 변화를 분석해 최적의 구매 시점을 제안하고 생산 AI는 주문량과 재고 상황을 고려해 생산 일정을 자동 조정한다. 물류 AI는 제품 적재와 운송 동선을 최적화해 물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특히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 분야에서 변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소비자의 건강 상태와 영양 요구, 식습관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초개인화 웰니스 레시피를 자동 생성하고 이를 생산 공정과 연계한다. 지금까지의 곡물 가공업이 정해진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 요구에 맞춘 맞춤형 식품 생산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식품 규제 정보를 AI가 자동 분석해 생산 과정에 반영하는 기능도 갖춘다. 단순 제조기업을 넘어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소비자 맞춤형 건강식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하는 새로운 K푸드 새로운 모델을 지향한다.

생면과 건면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식품기업 피피이씨음성생면 역시 품질 편차를 줄이기 위해 면류 제조 전 공정을 AI로 연결하는 자율제조 체계를 구축한다. 면은 반죽 수분량과 건조 온도, 시간 등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들이 많아 관리가 까다로운 식품이다. 배합과 압연, 건조, 포장, 검사에 이르는 면류 제조 전 공정을 AI가 관리해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AI가 도입되면 생산라인 곳곳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별 최적 조건을 제안한다. 목표 품질에 맞는 생산 레시피를 자동 추천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즉시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기존의 사후 품질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불량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형 생산 체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대상은 차세대 대체당으로 주목받는 알룰로스 제조공정에 AI 자율 운영 플랫폼을 적용한다. 발효 공정 등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생산조건을 자동 도출하고 공정을 스스로 제어한다. 품질 편차를 줄이고 생산 수율을 높여 글로벌 대체당 시장 공략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샘표식품은 장류·소스 생산공정 전반에 AI를 도입한다. 생산계획 수립부터 설비관리, 발효 상태 분석, 품질관리, 맛과 풍미 설계까지도 고도화한다. 동원F&B는 골뱅이 생산라인에 AI 비전과 이물 선별 로봇을 적용해 스마트 HACCP 기반 예방형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K푸드 식품 제조기업에 대한 개별 지원에서 벗어나 AI 기반의 수요-생산-품질-위생 관리가 통합된 K-푸드 제조 표준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며 “식품산업 전반의 데이터와 협업 표준을 마련하는 최초의 민간 주도형 협력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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