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종근당홀딩스(001630)가 올해 1분기 뚜렷한 수익성 반등을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차입금에 극단적으로 편중된 차입구조 탓에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고비’ 등 신규 품목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을 모두 끌어모아도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의 30%조차 채우기 벅찬 실정이다. 특히 막대한 규모의 설비투자(CAPEX) 자금 소요까지 예고돼 있어,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종근당)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는 오는 24일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는 2년물, 3년물 각각 300억원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홀딩스가 이번 수요예측에서 내세울 무기는 턴어라운드한 실적과 현금창출력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급증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179억원으로 129.5% 뛰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29억원 순유출에서 올해 264억원 순유입으로 흑자전환하는 등 영업을 통한 자체적인 수익성 개선세를 보였다.
문제는 양호한 실적 이면에 자리 잡은 극심한 '단기 유동성 압박'이다. 종근당 등 핵심 계열사를 모두 합친 '계열통합' 기준 현금성자산이 2800억원 수준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홀딩스 자체의 실질적인 상환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실제 종근당홀딩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377억원으로 전년 말 803억원 대비 53.1% 급감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1055억원 규모의 자금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등으로 돌려놓은 탓이다. 단기금융상품 등을 모두 합친 실질 가용 유동자산도 145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1년 내 갚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4782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을 모조리 빚 갚는 데 털어 넣어도 단기차입금의 약 30.4%밖에 갚지 못하는 위태로운 구조다. 통상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는 기준선인 100%에도 못 미치는 유동비율(83.1%)이 재무 건전성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5600억원을 상회하는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84.6%에 육박한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만기구조가 단기 위주로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의미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렌탈업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적정 단기차입비중을 50% 미만으로 본다. 종근당홀딩스의 단기차입비중은 이 기준치의 거의 1.7배에 달하는 셈이다. 보유 현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차입금까지 늘면서 순차입금은 529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비율은 50.4%에서 57.4%로 7%포인트(p) 상승했다.
대규모 장기 투자 자금 소요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은 재무적 엇박자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종근당은 시흥시 배곧지구 바이오 복합연구개발단지 건설에 2028년까지 3925억원의 추가 투자를 앞두고 있으며, 경보제약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설 투자 450억원, 종근당바이오의 안산공장 투자 460억원 등 조 단위에 육박하는 자금 소요가 발생할 예정이다.
회수 기간이 긴 장기 투자를 단기차입금에 의존해 진행하는 비정상적인 재무 구조가 이어지면서, 외부 차입으로 빚을 돌려막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입금 롤오버(만기 연장)에 급급한 현 구조는 결국 막대한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기껏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김진홍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종근당의 바이오 복합연구개발단지 건설 등 예정된 대규모 자본적지출에 따른 자금소요가 예상된다”며 “2026~2027년 계열통합 순차입금/EBITDA는 2.5배 내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도입 상품 확대 및 연구개발비 부담 등으로 인한 수익성 변동 수준, 연간 자금지출 규모 및 재무안정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