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사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대형 기술주의 기업공개(IPO)까지 예정돼 있어 달러 수요가 재차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개인 해외주식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미국 주식을 8억 4000만달러 가량 순매수했다. 이달 평균 환율(1522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조 2788억원에 규모다. 지난 3월 17억달러 순매수 이후 4~5월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3개월 만의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 확대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손꼽힌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으로 당국은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국내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를 지목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IPO가 대기하고 있어 해외 투자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스페이스X 외에도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이 이르면 9~10월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실제로 스페이스X 상장 시기에도 미국 투자가 상당히 몰렸다”면서 “향후 하반기에도 대형 IPO가 예정돼 있는데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의 관심도 높은 만큼 재차 자금이 몰리면서 환율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주식 순매수 등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확대는 최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맞물려 달러 수급 부담을 키우고 있다.
환율이 지난달 15일 이후 이날까지 17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 중인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을 약 6조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달 누적 순매도 규모만 코스피시장에서 약 25조 5000억원에 이른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최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와 맞물려 달러 수급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수급적인 부분에서 환율의 상승 압력 확대가 지속되는 만큼 추가적인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 미국 금리인상 전망에 달러 강세 이어져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환율 안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더해 금리인상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선을 웃돌고 있다. 미국 선물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은 51.9%로 절반이 넘는다. 통상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해당 국가의 화폐가치는 상승한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달러가치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점은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실제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서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수출호조와 반도체 경기 활황에 한은이 금리 인상을 연내 한 차례 이상 단행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일본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엔화 약세가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한은의 인상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