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6.3지방선거 정책과제 전달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28 © 뉴스1 신웅수 기자
소상공인 단체에 대기업과 협상할 수 있는 '단체협상권'을 주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소상공인 업계는 환영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담합의 합법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소상공인도 근로자처럼 단체협상권을 갖도록 하는 내용의 소상공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소상공인연합회와 상인연합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소상공인 단체가 대기업 등 거래 상대방과의 거래조건 변경에 관한 단체협상권을 갖도록 하는 게 골자다. 거래조건 변경의 예시로는 상품 또는 용역의 조건 변경을 들었다.
아울러 단체협상을 요구받은 거래 상대방은 협상을 요구한 모든 단체와 성실히 협상해야 하고, 단체의 구성·가입·활동을 이유로 소상공인에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 이를 위반하면 소상공인 단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 업계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이 완화되고 최소한의 협상 절차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23일) 논평에서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기업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거대 원청업체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들의 불합리한 계약 조건을 알면서도 이를 거부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어 "그동안 소상공인은 명목상 단체를 설립할 순 있었으나 법적 권한의 부재로 행정기관에 의견을 제출하는 수준의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4월 노동계와 만난 자리에서 "소상공인의 단결권도 허용해야 한다"며 "소상공인도 사안별로 납품 업체끼리, 또는 지점끼리 집단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업계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사실상 담합의 합법화" 우려도
다만 개정안에 포함된 '공정거래법' 미적용 조항이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소상공인 단체의 단체협상으로 성립한 합의에 대해서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40조1항 또는 51조1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해당 공정거래법 조항은 사업자 혹은 사업자 단체들이 공동으로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조건 등을 합의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즉 '담합'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는 내용이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가격담합을 합법화하는 것으로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협상에 응할 의무가 있는 주체의 범위도 구체적이지 않고 외국에도 입법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소상공인을 독립된 사업자로 보는 데다 노동법도 단체교섭권을 '근로자'의 권리로 규정하기 때문에, 개정안의 공정거래법 미적용 조항이 현행 법률 체계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가맹점법의 연장선에서 법안의 취지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담합 금지 규정을 특정 집단에만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법 체계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은 거래 방식과 산업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에 산업별로 단체협상권 적용 범위를 세분화해야 한다"며 "협상권을 부여받을 소상공인 단체의 정의와 범위도 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