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자산의 유통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혁할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자본시장도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글로벌 거래소들은 토큰화된 주식, 채권 등 전통금융 자산을 사고파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증권사를 중심으로 토큰증권의 발행과 거래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핵심 축인 한국거래소는 STO 시장에서도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 블록체인 거래 생태계를 구축해 국내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플랫폼을 마련하고 글로벌 유동성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 플랫폼과 무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소액으로 미술품, 빌딩 투자…4분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출범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에서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출범한다. 미술품, 빌딩, 한우 등을 소액의 토큰으로 나눠 주식처럼 사고파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운영됐지만 내년 2월부터 STO법이 시행되면서 제도권으로 유통 시장이 확장된다.
올해 2월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 인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두 곳 모두 본인가를 거쳐 이르면 올해 4분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거래소와 유동성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한 한국거래소는 국내 조각투자 유통시장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지난 2023년말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신종증권 장내시장 개설권한도 부여받아 출범을 준비 중이다. 블록체인과 결합한 토큰증권은 장외시장에서, 기존 인프라를 통한 전자증권 형태의 신종증권은 장내에서 유통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국내 법제화 미뤄질 때, 나스닥은 주식 토큰화 추진
국내에선 STO법제화가 미뤄진 사이 글로벌 거래소들은 토큰화된 주식, 채권 등 전통 금융 유통까지 허용하는 방식으로 자본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발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제도화에 나섰지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3년 가까이 걸리면서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가 벌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선 지난 3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에 상장된 우량 주식과 ETF를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도록 승인하면서, 오는 10월부터 기존 주식과 나란히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자자들이 'T+1' 시차 없이 실시간으로 실제 주식과 대금을 주고받게 되면서 24시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진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진짜 수요'는 토큰화된 주식·채권…하위 법안 마련돼야
이제 막 STO 시장에 첫발을 뗀 한국거래소로서는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24시간 거래와 RWA(실물자산 토큰화) 등에 글로벌 거래소 간 국경이 허물어지고 유동성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K컬처 신드롬과 코스피 급등으로 국내 시장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확인한 이상 양질의 자산을 유통시켜 STO 시장 유동성 확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STO 시장이 형식적 운영에 그치지 않으려면 부동산과 지적재산권(IP) 등 비정형자산을 넘어 유동성이 풍부한 주식·채권·MMF 등 전통 정형증권 토큰화까지 빠르게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본과 독일 등 주요국도 안정성과 유동성이 높은 주식,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을 포함해 토큰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증권사들이 컨소시엄과 별개로 자체 플랫폼 구축 경쟁에 나선 점도 정형증권 토큰화 선점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업계의 시선은 다음 달 발표될 토큰증권 하위 법안과 후속 가이드라인에 쏠려있다. 24시간 거래와 즉시 정산, 글로벌 유동성 확대라는 큰 물결에 대응하려면 이번 가이드라인에 정형증권 토큰화에 대한 구체적 윤곽이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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