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LL중앙은 이날 만기를 맞은 5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전액 상환했다. 해당 전단채는 지난 3월 24일 사모로 발행된 92일물로, 신용등급은 A3, 보증구분은 무보증 일반 채권이다.
SLL중앙 관계자는 “금일 전단채 정상 상환 완료했고, 향후 전단채 등에도 일정에 따라 상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환은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는 위기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앞서 JTBC의 차입금 디폴트를 기점으로 중앙홀딩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주요 계열사가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며 그룹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 대비 크게 폭락하고 '패닉셀링'이 일어난 바 있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투기등급 수준으로 강등하며 자본시장 내 불안감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시장은 이번 50억 전단채 상환을 SLL중앙이 모기업 및 계열사 리스크와 완벽하게 선을 긋는 '절연(Ring-fencing)'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A3 등급은 모기업이나 계열사에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차환(Rollover)이 막히며 자금줄이 마르는 비우량 구간이다. 그럼에도 SLL중앙이 무리하게 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예정된 날짜에 현금 상환을 단행한 것은 자체적인 현금 창출력과 재무 통제력이 여전히 굳건함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실제 SLL중앙은 자체 현금흐름을 유지하며 회생에 들어간 다른 계열사들과는 달리 나홀로 생존 가능한 건전성을 부각하고 있다. 계열사 간 유동성 위험 전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공포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SLL중앙의 올해 1분기 차입금의존도는 35.8%로 나타났다. 적정 수준(30%)은 다소 웃돌지만, 주요 계열사들의 부채 부담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그룹 전반의 상황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과거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과정에서 맺은 계약 조건에 따라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을 원천 차단하면서, 그룹 전반을 덮친 연대채무 리스크로부터 확실하게 거리를 뒀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이번 상환은 SLL중앙의 매각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앙그룹이 SLL중앙 매각을 통해 그룹 전반의 경영 정상화를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향후 도래할 추가 차입금 만기 일정으로 쏠리고 있다. 그룹 전반의 디스카운트가 심화된 상황에서 향후 도래하는 차입금 역시 시장을 통한 차환보다는 자체 보유 현금으로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SLL중앙은 이번 상환 건 외에도 올해 하반기 당장 7월부터 총 75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만기를 차례로 앞두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오는 7월 2일과 14일에 각각 15억원, 20억원 규모의 전단채 만기가 예고돼 있다. 이어 8월 24일에는 40억원 규모의 전단채 만기가 도래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중앙그룹 전반의 상황이 비우호적인 것은 사실이나, 이번 상환을 보면 SLL중앙은 그룹 리스크와 분리해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자체적인 IP 사업 기반과 현금흐름이 양호해 그룹 이슈만 아니었다면 신용등급이 크게 흔들릴 기업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향후 그룹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핵심 자회사인 SLL중앙 매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SLL중앙 자체의 펀더멘털은 견고한 만큼, 그룹 유동성 위기 속에서 이 가치를 어떻게 온전히 보전해 차입 부담을 덜어낼지가 향후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