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7년 적용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이 정책국장은 "우리가 근로자의 권리를 부정하거나 최저임금 제도를 아예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소상공인이 함께 생존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자는 것인데, 지금의 제도는 소상공인의 현실이 완전히 외면된 채 운용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2015년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명목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하며,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에는 한국과 같은 주휴수당 제도가 없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국내 시장에서는 사업주들이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근무 시간을 쪼개는 쪼개기 알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의 경영 현장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설명이다. 이 정책국장은 "겉으로는 매출이 커 보이지만 상품 원가와 폐기 비용, 전기요금 등을 차감하면 실질 소득은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많은 점주가 직원을 줄이고 하루 12~14시간씩 연중무휴로 매장을 직접 지키고 있다. 근로자의 워라밸이 중요한 만큼 소상공인의 삶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하청 구조에 묶여 마진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계의 구조적 딜레마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상 수많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갑-을-병-정'의 하위 벤더에 위치해 있어 자체적으로 마진을 형성하기 어렵다"며 "구조적 한계 속에서 입찰과 재입찰을 반복하며 버티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7년 적용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에서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민경 기자
중소기업계는 최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0% 이상이 구분 적용을 요구했으나 노동계의 반대 등으로 최종 채택되지 못했다.
중소기업계는 취약 업종의 생존을 위해 향후 업종별 구분 적용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정부 역시 객관적인 데이터를 철저히 준비해 다음 심의에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고물가·고유가·고환율에 고금리까지 더해진 '4중고' 속에서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를 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광 노동인력위원장은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중소기업들의 수익성은 일제히 하락했으며, 최근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전년 대비 크게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인 0.73%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실태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77.6%가 올해 최저임금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인상 시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고용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도 48%에 달했다.
이 위원장은 "대기업은 위기 대응 능력이 있지만 중소상공인은 타격이 치명적"이라며 "고용 시장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반드시 현재 수준으로 동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시급 1만320원)보다 16.3% 인상된 시급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를 월급(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50만 8000원이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열린 제8차 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현재 우리가 받는 시급 1만320원, 월급 215만 원 남짓은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통장을 스쳐 지나갈 뿐"이라며 "실수령액 200만 원 정도의 돈으로는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공공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노동계 측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최저임금 동결은 사실상 임금 삭감과 다름없다며 대립각을 세워 향후 심의 과정의 난항을 예고했다.
smk5031@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