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수요에 따른 공급에 있어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고민은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처리다. AI 반도체가 뿜어내는 열을 제대로 식히지 못할 경우 아무리 뛰어난 칩이어도 연산 성능이 떨어지고, 장비 수명도 급격히 짧아지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임윤혁 쿨마이크로 대표는 반도체 냉각 기술에서 미래를 내다봤다.
임윤혁 쿨마이크로 대표.(사진=쿨마이크로)
다만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창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임 대표는 “내가 기업가로서 준비가 됐는지,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했다”며 “하지만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의 아내 역시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으니 후회하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힘이 돼주었다.
쿨마이크로의 핵심 기술은 통합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IMMC·Integrated Manifold MicroChannel)이다. 기존 액체 냉각 기술은 냉각수를 칩 표면에 수평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반면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은 냉각수를 칩 위에서 수직으로 직접 공급한 뒤 열을 흡수한 냉각수를 가장 가까운 통로로 배출한다.
임 대표는 “저는 이걸 ‘공수부대 방식 냉각’이라고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냉각수가 필요한 지점에 직접 투입되고 곧바로 배출되기 때문에 열전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통해 경쟁 제품 대비 열저항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냉각 성능은 최대 2배 이상 향상시켰다. 열전달계수는 기존 방식보다 최대 5배 높다.
임 대표는 “과거에는 이 정도 냉각 성능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AI 반도체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냉각 기술이 곧 시스템 성능을 결정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쿨마이크로의 기술은 데이터센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 인버터와 자율주행용 반도체, 드론, 우주항공, 레이저 무기체계 등 고출력 전자장치가 필요한 분야라면 대부분 적용 가능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회사가 가장 주목하는 영역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 AI·HPC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규 서버에 Direct-to-Chip 액체냉각 적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임 대표는 “AI 시대에는 컴퓨팅 성능 못지않게 전력 효율이 중요하다”며 “냉각 효율 향상만으로도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2년 설립된 쿨마이크로는 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 우승을 계기로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쿨마이크로는 올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추진하는 글로벌 AI 프로그램의 ‘NGG(NVIDIA Go Global)’ 지원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엔비디아 생태계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해외 진출 지원을 넘어 글로벌 AI 생태계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성장 발판으로 평가된다.
임 대표는 “지금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기술력만큼은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정면 승부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대한민국에서 시작했지만 목표 시장은 세계다. AI 인프라의 미래를 움직이는 핵심 열관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쿨마이크로는 단순히 냉각장치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AI 시대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기업”이라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미래를 바꾸는 글로벌 열관리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