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회전문된 韓 스타트업…3명 중 1명, 반년도 못 버텨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7:18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재직했던 이 모씨(31세)는 최근 퇴사하고 중견기업으로 이직했다. 이씨는 주도적으로 업무을 맡아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스타트업에 입사했지만 불안정한 경영 환경에 몇 개월만에 자발적으로 퇴사를 결정했다. 이 씨는 적자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투자 유치를 의식해 유행에 따라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모습을 보면서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위치한 한 대학교 채용 관련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에 위치한 한 대학교 채용 관련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국내 벤처·스타트업 직원 중 3분의1 이상은 6개월 미만 근무를 하다가 퇴사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기업내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 경영 불안정 등으로 벤처·스타트업 종사자들의 퇴사 역시 빈번한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이들 기업들의 인력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24일 이데일리가 ‘리멤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퇴직한 벤처·스타트업 퇴직자 400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규직 종사자(334명) 중 근속 기간이 ‘6개월 미만’이었던 근로자는 35.3%로 집계됐다. 뒤이어 ‘6개월 이상~1년 미만’(21.6%), ‘1년 이상~3년 미만’(19.2%), ‘3년 이상~5년 미만’(18.0%), ‘5년 이상’(6.0%)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비정규직(계약직) 종사자(66명)들은 정규직 종사자보다 근속 기간이 짧은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 근속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근로자가 전체 응답자의 54.5%를 차지해 절반을 넘었다. ‘6개월 이상 ~ 1년 미만’(27.3%), ‘1년 이상 ~ 3년 미만’(15.2%), ‘5년 이상’(3.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정규직 종사자의 퇴사 형태로는 ‘자발적 퇴사’가 74.9%로 가장 많았다. ‘권고사직’(14.4%)과 ‘구조조정 또는 해고’(9.6%)가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종사자의 퇴사 형태 역시 ‘자발적 퇴사’(54.5%)가 절반을 넘었으며, ‘계약기간 만료’(33.3%)도 많았다.

벤처·스타트업 퇴직자들은 재직 당시 느꼈던 애로사항(복수 응답)으로 근로 조건보다 의사결정 시스템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의사결정 구조의 불명확성’(49.5%), ‘경영진의 의사결정 리스크’(49.0%)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으며 ‘과도한 업무 범위’(38.0%), ‘낮은 보상과 보상 지연’(33.5%), ‘장시간 근로 및 초과근무’(24.0%) 등이 뒤를 이었다.

재직자들이 퇴사를 결심한 계기(최대 2개 선택)로는 ‘회사 경영 불안정’(44.5%)이라는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자금난이나 투자 중단으로 미래가 불확실해진 경우 퇴사를 결단한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조직문화 문제’(34.0%), ‘경력 개발 및 성장 한계’(27.5%), ‘보상 수준 불만족’(25.5%) 등이 두자릿수의 비중을 차지했다.

벤처·스타트업 종사자들은 평소 불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크게 표하면서도 지원 방안(복수 응답)으로는 근로 조건 안정 및 개선을 우선적으로 원했다. 실제 ‘임금 지급 안정성 확보’(51.5%)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성과 보상 및 스톡옵션 제도 개선’(47.0%),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 도입’(38.0%), ‘직무 교육 및 커리어 개발 지원’(30.0%) 등의 답변이 나왔다.

한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인재들이 성장하며 회사에서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전 주기적인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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