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 호 (사진=연합뉴스)
2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HMM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다온호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글로리호를 포함해 우리나라 선박 4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현재 정상 운행하고 있다. 이로써 해협에 남은 우리 선박은 전체 18척으로 줄었다.
HMM의 경우엔 그간 묶여 있었던 5척 가운데 나무호 등 벌크 화물선 2척만이 남게 됐다. 다온호는 오만 소하르로 향했으며,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유니버설글로리호는 다음 달 중순께 여수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미국·이란 종전 합의 이후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만큼 해운업계에서는 사실상 중동 해상 물류망 정상화의 첫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선박 대기와 우회 항로 검토 등을 병행해왔다. 이번 통과 재개는 해협 장기 봉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운임과 보험료가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쟁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전쟁 기간 상승한 전쟁 보험료와 선박 운영 비용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평상시와 비교하면 통항이 원활한 수준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도 정부가 이란 측과 협의하며 국내 선사들의 원활한 통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민감하다. 특히 유니버설글로리호가 실은 원유가 다음 달 중순께 국내에 도착할 예정인 만큼 업계에서는 원유 도입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 수급 안정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국제유가 하락은 원가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재고평가 이익 감소와 정제마진 변동 등 다른 변수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나프타 수급 안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나프타 가격 상승과 해상 운임 부담 확대가 불가피했지만, 이번 통과 재개로 공급 불안 심리는 다소 진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여전히 해협 안에 전 세계 500여 척의 선박이 남은 만큼 업계는 통항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공급망 불안 완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통항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추가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재개는 글로벌 공급망 경색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해운은 보험료와 운임, 정유는 유가와 정제마진, 석유화학은 나프타 스프레드가 안정되는지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