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최근 발생한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다만 기술임치는 이미 수년 전부터 운영돼 온 기존 사업이다. 중기부는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1년간 30만원 수준의 이용 수수료도 면제해왔다. 지난 2월11일 중기부 장관 명의의 ‘2026년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사업 통합 공고’에도 “창업기업이 사업계획서 또는 거래제안서 등을 공모전, 거래예정기업으로 제출하기 전 아이디어 보호를 위해 임치제도 무료이용(1년이내)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해킹 사고와 무관하게 원래부터 이용할 수 있었던 지원이었던 셈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모두의창업 참가자 약 5000명 가운데 1000명가량은 이미 사업자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들은 해킹 사태 이전에도 동일한 아이디어임치 지원을 신청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중기부가 내놓은 기술임치 지원은 새로운 피해구제 방안이라기보다 기존 제도를 다시 안내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기부가 별도로 마련한 지원 가운데 사실상 신규 대책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지식재산처의 영업비밀 원본증명 서비스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특정 시점에 자신이 해당 문서나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입증해 주는 제도다. 향후 유사 아이디어 도용이나 지식재산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중기부는 ‘아이디어임치’와 ‘기술임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이디어임치는 사업화 이전 단계의 사업계획서, 아이디어 제안서 등 구체적인 기술로 구현되기 전의 창의적 구상 및 아이디어를 임치하는 것이고 기술임치는 생산·제조방법, 소스코드, 연구개발 보고서 등 기업이 보유한 구체적이고 실체가 있는 기술자료를 보호하는 제도란 것이다. 1년간 무상으로 지원되는 아이디어임치와 다르게 기술임치는 현행 30만원 가량의 수수료 중 3분의 1가량 지원한다.
다만 6만명이 몰렸던 이번 모두의창업 프로젝트 특성을 고려하면 당장 생산·제조방법, 소스코드, 연구개발 보고서 등을 보유한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1차 선정자 5000여명 가운데도 당장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지원자가 4000여명 수준임을 떠올리면 이들 상당수는 기술임치보다 사업자 등록 이후 아이디어임치를 활용 가능성이 높다.
창업업계에서는 사고의 성격을 고려하면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개인정보 유출과 달리 이번 사안은 예비창업자의 사업 아이디어와 심사평 등이 노출돼 향후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스타트업 특성상 소송전 자체가 사업 지속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초기 창업자는 장기간 법적 대응 과정에서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한 창업 지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소송에서 이기는 것보다 적기에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며 “기존 지원사업을 안내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디어 도용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법률 대응까지 연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피해가 확인돼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기술침해 소송 지원 사업과 연계하고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를 통해 법률 전문가 상담과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법률 전문가들이 직접 상담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 서비스까지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