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2026년 6월)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유재현 국제기획부장, 이정연 금융안정기획부장, 장정수 부총재보, 임광규 금융안정국장, 문용필 안정분석팀장. (사진= 한국은행)
한은은 24일 발간한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금융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면서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 지속과 빚투 증가로 따른 가계부채 재확대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격의 상승세가 재확대되고 있으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 등을 통해 규제하고 있지만 집값 상승 심리가 견고해지면서 가계부채 확대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신용대출 등을 이용한 빚투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가계빚 확대 요인이다. 한은은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위험 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점에 대해서는 향후 시장 조정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잠재적 불안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로 자산 시장 내 자금 이동에 따른 리스크도 포착됐다. 높은 수익률 기대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금융·저축은행)의 예수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출되면서 비은행의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월평균 약 5조원의 자금 유출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은측은 추산했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중장기적인 금융취약성이 높아진 상당 부분이 부동산 시장이나 자산시장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에 기인한다”며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전환하면 중장기 시계에서의 금융 취약성은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1분기(44.3)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올해 1분기 말 46.0으로 장기 평균(45.7)을 소폭 웃돌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그간 이연됐던 취약 부문의 부실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부동산 PF의 경우 일부 업권의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PF 연체율은 작년 말 기준 24.0%에 달하며, 비은행권 전체 PF 연체율도 8.74%다.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연체율은 0.28%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비수도권·비주거용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 정리가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 부문도 위태롭다. 지난해 말 60세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의 부채가 405조 7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리 상승과 서비스업 경기 둔화가 맞물릴 경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잠재 부실이 일시에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말 12.68%로, 비취약차주(0.77%)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이러한 취약 부문의 부실 우려에도 제1책무인 물가 안정을 위해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 경제 전체적으로 물가 상승의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금융안정 리스크를 일부 감수하더라도 통화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시장금리 상승이 자산가격 상승 기대와 위험 선호를 축소시켜 금융불균형 축적 위험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부동산 PF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자영업과 비은행 부실 우려는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