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중동 투자시계 재가동하나…‘방산·관광·재건’ 주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후 05:58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하면서 중동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 역시 다시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시선을 두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중동경제협력TF’를 신설하면서 전후 중동 협력 수요 발굴에 나섰다. 중동 투자 시계가 본격적으로 다시 돌아갈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사진=챗GPT 이미지 생성)


24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에서 다시금 신규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GCC 국가들이 탈석유 경제를 위한 경제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업계는 경제 다각화 정책에 필요한 자금을 관리하는 국부펀드에 주목했다. GCC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약 6조달러(약 9277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세계 국부펀드 운용자산(AUM)의 40%에 이른다.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GCC 국부펀드가 자산 운용을 위해 투자 비중을 어떻게 조정할지를 집중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중동 국가들이 한국과 여러 방면에서 협력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최근 전쟁 피해 복구 뿐 아니라 해당 지역 국가들과 경제 다각화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자 그간 대비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외교부 내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이 설치됐다. 또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 각국과 맞춤형 협력 수요를 발굴했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은 전쟁 후 중동의 어떤 분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현지 관계자들은 ‘방위 산업’ 분야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전쟁으로 중동 국가들이 자주 국방의 중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방산 장비를 수출하는 수준이 아니라, 방산 기술과 생산 역량을 현지화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방위사업청인 타와준 위원회가 아부다비에 방산 제조 허브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LIG와 체결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도 조인트벤처(합작법인)를 함께 만들거나, 방산 기업이 아예 정착하기를 바라는 움직임도 있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엔터테인먼트 산업도 유망 분야로 꼽혔다. UAE에 진출한 한 기업 대표는 “전쟁 이전에도 UAE와 사우디를 중심으로 관광·엔터 관련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뤄졌는데, 다시 대규모 투자 발표가 나올 예정”이라며 “예컨대 스마트 관광 인프라와 글로벌 콘텐츠 활성화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재건 사업에도 시선이 쏠린다. 재건 수요는 UAE와 사우디보다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던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에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정유시설·저장시설·탱커·LNG 플랜트 등 현지 에너지 인프라가 입은 피해가 수백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걸로 추산된다.

중동 전문가들은 현지에서 기회를 발굴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용경 경기비즈니스센터(GBC) 두바이 사무소 소장은 “그간 이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거의 다 철수했는데 재수출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며 “현지에서는 현지화 수요가 큰 만큼 준비 시간이 필요하니 지금부터 현지 파트너 발굴과 사업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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