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땀내·눅눅함과 전쟁"…2030 일상 파고든 '스멜 케어'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7:05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직장인 남성 김 모(31)씨는 샤워를 마친 뒤 보디미스트를 뿌리고, 출근길엔 옷에 섬유향수를 사용한다. 며칠째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옷이며 가방에서 눅눅한 냄새가 올라온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땀 냄새에 습기 찬 냄새까지 더해지면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인다”며 “은은하게 잔향이 남는 향수나 미스트를 두세 가지 겹쳐 쓰는 게 일상이 됐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본격적인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비까지 잦아지면서 체취 등 냄새와 습기를 동시에 관리하는 ‘스멜 케어’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히 향수를 뿌리는 차원을 넘어 실내 탈취·제습부터 의류, 머리카락 관리까지 향 제품을 여러 형태로 활용하는 흐름이다. 특히 향기 관리가 하나의 ‘에티켓’으로 자리 잡으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련 소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5일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룸스프레이·고체 방향제 등 탈취·제습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110% 이상 증가했다. 비 소식이 잦아지면서 홈프래그런스(실내 방향 제품) 전체 거래액도 전월 대비 45% 이상 뛰었다. 특정 브랜드는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29CM 자체 프래그런스 브랜드 ‘이구어퍼스트로피’는 같은 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97% 이상 늘었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콜린스의 사쉐(방향제)는 3배 넘게 뛰었다.

다른 플랫폼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패션·뷰티 플랫폼 W컨셉에서는 같은 기간 보디미스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850% 급증했다. 디퓨저·캔들은 320%, 바디크림은 130%, 섬유향수는 70%, 향수는 22% 각각 늘었다. 특히 2030 여성을 중심으로 헤어와 향기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헤어에센스·헤어미스트 매출도 130% 증가했다. W컨셉은 향 관련 수요 확대에 맞춰 인센스와 룸스프레이, 필로우 미스트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구어퍼스트로피(29') 머들디퓨저 (제공=29CM)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구어퍼스트로피(29') 머들디퓨저 (제공=29CM)
올여름 이어지는 극심한 무더위와 잦은 비는 이런 흐름을 더욱 부추기는 변수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6년 6~8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6월과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60%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분석됐다. 더위와 습기가 동시에 몰리는 환경이 이어지면서 땀 냄새와 눅눅함을 관리하려는 수요 역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향을 쓰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한 가지 향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제품에 향을 나눠 사용하는 ‘레이어링’ 소비가 대표적이다. 출근 전에는 보디미스트를 뿌리고 옷에는 섬유향수를 사용하는가 하면, 실내에서는 디퓨저나 사쉐를 활용하는 식이다. 강한 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 은은한 잔향을 남겨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는 매너 소비의 성격도 짙다.

이런 흐름 속에 향 시장도 점차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과거 향수와 디퓨저에 쏠렸던 수요가 필로우 미스트, 헤어미스트, 섬유향수 등으로 잘게 쪼개지면서 브랜드들도 신제품 출시와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치 향수나 천연 원료를 앞세운 차별화 제품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향 관련 소비가 향수에서 공간·의류·신체 관리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강한 향 하나보다 은은하게 겹쳐 쓸 수 있는 제품군을 찾는 수요가 뚜렷하다”며 “향수에 쏠려 있던 소비가 보디미스트와 헤어미스트, 섬유향수 등으로 빠르게 분산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니치 향수와 천연 원료 기반 제품 등 차별화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입점 브랜드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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