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 중인 여수 여천NCC 나프타 가공설비.(사진=연합뉴스)
25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롯데케미칼, 여천NCC,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사업재편 계획에 대한 심의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금융기관들은 5월 말 실사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융지원 방안을 한 달 뒤에 확정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수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한 심의와 실사 작업 중에 있다”며 “조만간 결과 발표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롯데케미칼-여천NCC 통합 작업의 핵심은 여천NCC 2·3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양사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4개사가 제출한 사업재편 계획에 따르면 이미 가동을 중단한 47만톤(t) 규모의 여천NCC 3공장을 포함해 91만5000t 규모의 2공장을 추가로 멈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 138만5000t 규모의 NCC를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동 사태가 변수로 떠올랐다. 나프타 대란 여파로 의료용품, 포장재, 쓰레기 봉투 등 필수품 공급 차질 가능성이 생기며 여천NCC 2공장 폐쇄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1공장 정기보수가 내년 10월로 잡혀 있는 터라, 만약 2공장까지 폐쇄할 경우 1·2·3공장 모두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천NCC 2공장 폐쇄 시기가 연기된 배경에는 석화업체 간 눈치싸움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여수에서는 롯데케미칼-여천NCC 외에도 LG화학-GS칼텍스의 NCC 통합 작업도 추진되고 있는데, LG화학-GS칼텍스의 통합 작업에는 좀체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울산에서도 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 간 협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결국 선제적으로 감축에 나선 기업만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석화 사업재편을 추진하며 “무임승차하는 기업은 범부처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사실상 이같은 상황을 미리 차단하고자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설비 감축을 하지 않고 버티는 기업이 시장 점율을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사태로 국내 석화 기업들이 올해 반짝 흑자를 낸 것도 사업재편에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국제 에너지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원유뿐 아니라 석화 제품 공급 감소로 가격이 크게 뛰었는데, 이 같은 반사효과 덕에 국내 NCC 업체들이 올해 적자 터널에서 벗어나 일제히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NCC 중심의 롯데케미칼은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270만∼370만t 규모의 NCC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인 대산 NCC 통합(110만t)에 여수 1호 프로젝트(138만5000t) 감축 계획을 더하면 총 248만5000t으로 정부 계획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여수나 울산 지역에서 추가적으로 구조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