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연쇄파업이 현실로…노란봉투법 전면 대수술을[기자수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7:2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25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신청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과 관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노조는 전날 2026년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 92.03%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시켰다. 매해 현대차 노사 협상이 매끄럽게 지나간 적은 없었고 파업도 심심찮게 했지만 올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현대차 원청 노조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00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 양재 현대차그룹 본사에 모여 집회릉 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200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 양재 현대차그룹 본사에 모여 집회릉 열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지난 3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이후 원청의 하청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되면서 현대차 공장의 급식업체를 포함한 각종 하청업체들이 “정의선 나와라”를 외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자회사의 하청 업체 노조도 원청 교섭을 외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현대차와 계열사 노조, 그리고 하청 노조들까지 파업을 단행한다면 우리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올 것이 자명하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해인 올해, 현대차그룹 노조의 ‘하투’는 단순히 이 그룹만의 이슈가 아니다.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만에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가 1100여곳, 원청 기업 대상 교섭 요구가 430여개에 달하며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조선, 건설 등 여러 업종에서도 하청업체들이 “원청 사장 나와라”고 요구하고 있다. 향후 우리 산업계 노사 관계의 방향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혼란의 원천인 노란봉투법에 있다. 시행 100일간 애매모호한 조항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왔다. 일례로 고용노동부의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은 구내식당 등을 사용자성과 무관한 사례로 제시했지만, 최근 한 지방노동위원회는 급식·세탁, 보안·경비 등 비핵심 업무까지 원청 대기업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만든 조항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노란봉투법상 원·하청 직접 교섭의 범위를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으면 원청 노조뿐만 아니라 하청노조까지 수천명이 본사 앞에 모여 “오너 나와라”를 외치는 일은 매해 반복될 것이다. 법안은 또 기업의 경영상 의사결정도 파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노조의 폭력이나 사업장 점거 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논란이 되는 내용이 많다. 미래 산업 경쟁력을 지키고 노사관계 혼란을 줄이려면 해당 법안에 대한 전면 대수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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