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맨그룹 "닷컴버블 넘어선 AI 채권 붐…옥석가리기 본격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5:06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식시장을 넘어 크레딧 시장까지 달구면서 관련 채권 발행이 과거 닷컴 버블 당시를 압도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이 급증하는 반면 현재 신용 스프레드는 투자자들이 감수하는 리스크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맨그룹의 스리람 레디 파트너 겸 일임운용본부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총괄.(사진=맨그룹 제공)
맨그룹의 스리람 레디 파트너 겸 일임운용본부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총괄.(사진=맨그룹 제공)

약 352조원을 굴리는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 맨그룹은 '2026년 하반기 크레딧 전망' 보고서를 통해 "AI 관련 채권 시장이 과거 닷컴 버블을 웃도는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며 "공모와 사모 시장 전반에서 엄격한 크레딧 선별이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I 및 하이퍼스케일러 관련 채권 발행 규모는 투자등급 기준 4000억달러, 하이일드 및 기타 대출 기준 6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채권 발행액의 약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5년 초만 해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오라클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의 크레딧 시장 내 비중은 1% 미만에 그쳤다.

문제는 발행 증가 속도에 비해 투자자들이 받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맨그룹은 올해 들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 중 4곳의 신용 스프레드가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시장이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 규제 리스크 등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자본집약도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재무제표에 드러나지 않는 장부 외 레버리지도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딜이 분할상환 조항, 준공보증, 하이퍼스케일러의 임대료 보증 등 구조적 보호장치를 갖추고 있더라도, AI 투자 수익의 지속 가능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맨그룹은 신용등급이 낮은 신생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봤다. 하이일드와 레버리지드론 시장의 다수 차입자가 여전히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상태인 만큼, AI 투자 확대가 곧바로 채무상환 능력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사모 크레딧 시장에서도 유사한 선별 압력이 커지고 있다. 맨그룹은 미들마켓 직접대출 시장에서 기술 및 소프트웨어 섹터가 약 20%를 차지하는 만큼, AI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과 AI로 인해 핵심 사업이 대체될 위험이 있는 기업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리람 레디 맨그룹 파트너 겸 일임운용본부 고객 포트폴리오 관리 총괄은 "지금 필요한 것은 공모와 사모 시장을 아우르는 엄격한 크레딧 선별"이라며 "AI 흐름을 실제로 주도할 수 있는 차입자를 가려내고, 특정 AI 시나리오에 포트폴리오가 과도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투자 과열에서 한 발 떨어져 폭넓은 분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유럽 및 신흥시장 크레딧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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