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수 상미당홀딩스 신임 대표이사. (사진=상미당홀딩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상미당홀딩스는 전날 허진수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 대표가 주력 사업회사를 넘어 그룹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지주사 사령탑에 오르면서, SPC그룹의 승계 구도는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미당홀딩스는 올해 1월 파리크라상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순수 지주회사다. 허 대표는 앞으로 미래 신사업 발굴,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 전략 수립, 연구개발(R&D) 기능 강화 등 그룹의 중장기 방향을 책임지게 된다. 그룹의 성장 전략과 리스크 관리까지 함께 도모해야 하는 책무를 맡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상미당홀딩스는 오는 7월 계열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기구 ‘상미당협의체’를 출범시킨다. 초대 의장은 도세호 파리크라상 사장이 맡으며, 파리크라상·비알코리아·삼립 등 핵심 계열사 대표들이 함께 참여한다. 대외정책, 커뮤니케이션, 컴플라이언스, 안전경영, 상생 등을 분과별로 운영해 협업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경영 현안을 하나로 묶어 조율하고, 그룹 차원의 공통 의제를 신속하게 실행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기존 내·외부 위원들로 운영해 온 ‘변화와 혁신 추진단’은 법무·노사·안전 등 분야의 외부 전문가 중심 체계로 개편한다. 추진단은 협의체에서 논의되는 주요 안건에 대해 객관적인 검토와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내부 협의체가 실행력을 담당하고, 외부 전문가 중심 추진단이 견제와 보완을 맡는 구조로 읽힌다.
◇3세 경영 공식화, 허진수 대표 ‘글로벌·신사업’ 시험대
허 대표는 지주사 체제 안착과 함께 해외 사업 정상화, 신사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해외 사업의 ‘양적 확대’를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외형 확장에 성과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매장 수 확대를 넘어 수익성 개선과 현지화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미당홀딩스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미국 법인은 필라델피아 공항 입점을 계기로 현지 매장 300개를 돌파했고, 인도네시아 전 매장은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시장을 넓혔다. 다만 지난해 해외 법인 네 곳이 적자를 내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신사업 발굴도 핵심 과제다. 주력 사업인 베이커리 부문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분명한 만큼, 빵과 디저트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이 겹친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방어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데다, 국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시장도 제과점업 상생협약에 따라 신규출점이 제한돼 외형 확장이 쉽지 않다. 결국 해외 가맹 사업의 고도화와 함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허 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그룹 전반의 리스크 관리다. SPC그룹은 그동안 노동 환경, 안전사고, 준법경영 논란이 반복되며 대외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시장은 이제 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변화가 있는지를 더 엄격하게 볼 가능성이 크다.
상미당협의체의 역할도 이 지점에서 중요해진다. 안전사고나 준법 이슈는 개별 계열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룹 전체 신뢰로 번지는 사안인 만큼, 협의체가 현장 점검 결과를 공유하고 재발 방지책을 상시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상생, 노사관계, 대외 커뮤니케이션까지 함께 다루는 만큼 위기 대응 시 그룹의 메시지를 일관되게 정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두고 지주사 체제 중심의 재편과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허 대표가 지주사 대표로서 글로벌 성장, 신사업 발굴, 조직 혁신, 안전과 준법의 내재화라는 복합 과제를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그룹 신뢰 회복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미당홀딩스의 핵심 과제는 신뢰 회복”이라며 “안전과 준법이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야 그룹 전체의 체질 개선도 가능할 것이다. 이번 개편은 책임경영을 증명하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