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만 누우세요"…책 읽는 사람들 잠들게 한 마성의 침대[르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6일, 오후 05:15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실제로 주무시는 분도 많으세요. 이용시간이 다 됐는데도 일어나지 않으시면 제가 깨워드리곤 합니다.”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 모습이다.(사진=김세연기자)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 모습이다.(사진=김세연기자)
책을 읽는 전시회에 침대가 있다면 어떨까. 책을 구경하러 왔지만 오히려 단잠에 빠져들게 된다면 어떨까. 어떤 책이 재밌었는지보다도 날 잠들게 한 침대가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퍼시스 그룹 생활 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은 이 빈틈을 노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 전시회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 부스를 차렸다.

26일 오전 9시 50분께 서울 강남구 코엑스 1층에는 도서전을 찾은 방문객들이 4줄로 질서정연하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일 이른 시간이었지만 도서전을 찾은 인파는 1층을 가득 채웠다. 오전 10시가 되자 순서대로 입장한 방문객들은 각자 마음에 담아둔 부스로 분주하게 걸음을 옮겼다.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 책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 책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코엑스 B홀 오른쪽 깊숙이 들어가면 비로소 초록색 조형물과 나무 벽으로 이뤄진 일룸 부스가 나온다. 일룸은 ‘머무는 독서’를 주제로 자사 가구를 통해 독서에 몰입 가능한 공간을 꾸몄다. 먼저 침대와 소파를 하나로 합친 ‘닛 데이베드’ 검은색 버전은 부스 안 곳곳에서 방문객들의 편안한 독서를 도왔다. 특히 상체와 하체를 원하는 각도로 조절할 수 있는 ‘모션베드’(움직이는 침대)는 부스를 최고 인기 공간으로 만들었다. 수퍼싱글(SS) 크기의 모션베드 2대는 방문객 누구나 체험할 수 있었다. 또 부스 안 도서들이 전시된 공간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BBK) 선정 도서와 기획 도서 등 총 61권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서 모션베드를 체험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서 모션베드를 체험하고 있다.(사진=김세연기자)
부스가 장소 안쪽에 있는 탓인지 입장 시작 직후인 오전 10시께는 아직 한가한 모습이었다. 이 틈을 타 직접 61권의 책 중 하나를 골라 모션베드에 누워봤다. 한 사람당 주어진 시간은 단 15분이다. 부스 직원들은 사용 시간, 사용 방법 등을 안내한 후 방문객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준다. 책상에 놓인 헤드셋으로 호숫가 앞 잔디에서 책을 읽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음악들도 들을 수 있다. 성인 손바닥만 한 수첩에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대목을 적을 수도 있다. 수첩은 방문객들이 집에 가져갈 수 있는 일종의 기념품이다.

모션베드는 키 162cm의 기자가 눕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리모컨으로 상·하체 부분 침대를 올렸다가 내려도 보며 내게 맞는 각도를 찾았다. 여기에 잔잔한 음악이 깔리고 취향에 딱 맞는 책까지 손에 들어오니 여유로움과 충족감이 마음 깊숙이 찾아왔다. 일하다 지친 오후 3시쯤이었다면 바로 잠에 빠져버릴 것만 같은 환경이었다.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 모션베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26일 오전 방문한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에 모션베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아니나 다를까, 일룸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일룸 부스는 도서전을 찾은 방문객들이 가장 지칠법한 오후 3시께 가장 인기가 많다. 정오가 넘어가면 사람이 급격하게 많아지기 시작하고, 오후 3시께에는 모션베드 체험을 위한 대기시간이 2시간을 거뜬히 넘어간다. 또 15분간의 모션베드 체험 시간 동안 잠드는 경우도 많아 부스 관계자가 직접 깨워야 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 앞에 체험 공간 안내 문구와 대기 등록 공간이 마련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일룸 라운지 앞에 체험 공간 안내 문구와 대기 등록 공간이 마련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이날 오전에도 10시 30분쯤이 되니 사람들이 하나둘 몰려들어 부스 안에 약 20명의 사람이 모여들었다. 소파와 침대에 누우며 편안한 표정을 짓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하다. 일룸이 목표한 것은 정확히 이 지점이었다. 일룸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고객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접했으면 했다”며 “다른 목적으로 방문한 공간이더라도 편안하게 일룸 가구를 경험했으면 했다. 앉아 있다가 문득 ‘어디 가구일까’ 궁금해하며 관심과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체험 시간 15분이 끝나면 책상 위의 타이머는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혼자 조용히 반짝인다. 타이머가 방문객을 쫓아낸다기보다 다음 사람을 위해 스스로 양보하는 기분을 느끼게끔 유도한 느낌이다. 침대에서 내려올 때까지도 포근하고 안락한 기분에 취하게 된다. 또 침대 프레임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마감한 덕에 부딪힘 없이 안전하게 체험을 마무리했다.

한편 일룸은 2016년 업계 최초로 모션베드를 대중화하며 모션 가구 시장을 개척했다. 모션책상과 모션탁자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국내 모션 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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