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빚 족쇄 푼다…장기연체채권 1조, 새도약기금에 매각

경제

뉴스1,

2026년 6월 28일, 오후 12:00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8회 국무회의 겸 제6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4.28 © 뉴스1 허경 기자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23년간 보유하며 추심해온 '상록수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유동화회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기연체채권 1조 원을 새도약기금에 넘기기로 했다. 이로써 약 11만명이 장기추심과 연체이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한국자산관리공사, 9개 주요 유동화회사 출자자와 함께 '유동화회사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매입협의 결과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상록수 사태는 이 대통령의 공개 질타로 촉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후 금융당국이 유동화전문회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개인 무담보 연체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유동화전문회사는 총 167개사, 보유 연체채권은 5조 98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46개 사가 1조 572억 원(11만 3000명)의 새도약기금 대상채권(5000만 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3개사인 상록수(7235억 원), 케이비스타(2817억 원), 제네시스(258억 원)가 약 11만 명의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1조 310억 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위는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을 보유한 46개사 중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1조 314억 원의 채권에 대한 새도약기금 매입 협의를 완료했다.

상록수, 케이비스타를 포함한 4개사의 대상채권(1조 56억 원)에 대해서는 이달 말, 나머지 41개사 대상채권(258억 원)은 7월 말에 매입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에이원자산대부관리가 100% 주주인 회사로, 법적 검토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새도약기금의 매입 즉시 추심은 중단되며, 매입채권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될 예정이다.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을 심사한 후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 소각하고, 그 외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협의가 완료된 45개 유동화회사의 채권 매입을 통해 10만 8000명의 추심 및 연체이자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 재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아직 매입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제네시스와 지속 협의하는 한편,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돼 23년간 추심 및 회수 활동을 이어온 상록수의 경우 새도약기금에 매각하지 않은 잔여채권 1300억 원도 조속한 시일 내 캠코에 매각 후 청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도 강화한다. 2020년 2월 코로나 이후 발생한 연체채권에 대해서는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매각 및 유동화가 전면 금지됐으나, 2023년 5월 일부 저축은행 등의 건전성 우려 등으로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 위탁, 유동화전문회사의 제3자 재매각 금지 등 조건으로 제한적으로 유동화 방식의 채권 정리를 허용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동화 시장은 자금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 과열 가능성이 있고, 특히,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 부실채권 가격 상승과 과잉 추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면밀한 시장동향 점검과 필요시 제도개선 방안 등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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