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부산 공장 폴스타 4 월별 수출량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 전경.
판매 금지 근거는 지배구조상 ‘중국 연계’다. 폴스타의 모회사가 중국 최대 민간 완성차 그룹인 지리(吉利)이며, 지리 측이 회장 지분을 포함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규정 적용의 핵심 논거가 됐다.
정작 해당 차량들이 중국에서 단 한 대도 생산되지 않는다. 폴스타3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볼보 공장에서 생산되고, 폴스타4는 국내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조립된다. 차량 생산의 물리적 소재지와 무관하게 모회사의 국적과 지배구조만을 기준으로 규제를 적용한 셈이다.
볼보와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볼보 역시 지리그룹 산하 브랜드이지만, 미국 내 커넥티드 차량 판매 승인을 받은 반면, 폴스타는 같은 지배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불허 판정을 받았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역차별’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11월부터 폴스타4 캐나다향 첫 선적을 시작으로 위탁생산을 본격화 하면서 부산 공장의 생산성이 늘고 대당 단가도 3만 달러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랐다. 같은해 12월 776대, 올해 2월 500대, 3월 747대에 이어 4월에는 1020대로 단일 월간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5월에도 654대를 선적하는 등 안정적인 물량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11월부터 5월까지의 폴스타 위탁생산 누적 수출량만 4001대에 달한다. 그러나 이번 제재로 핵심 수출 모델 중 하나의 미국 판로가 막히면서 그 성과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폴스타 측은 이미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하고 있단 입장이다. 현재 유럽은 폴스타 전체 소매 판매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전체 소매 판매의 94%가 미국 외 지역에서 이뤄졌다. 폴스타는 유럽 판매망을 더욱 확대하고 현지 생산 역량도 강화할 방침이다. 차기 소형 SUV 폴스타7은 유럽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 동유럽, 중남미, 캐나다 등도 차기 성장 시장으로 언급된다.
르노코리아로서는 부산 공장의 폴스타4 생산 라인 물량을 어떤 시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폴스타가 유럽·캐나다 등 대체 시장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할 경우, 부산 공장의 생산 물량 자체는 일정 부분 유지될 여지가 있다. 캐나다향 수출은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과 관련해 연간 4만9000대 규모의 쿼터(할당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다만 중국산 전기차 수입 쿼터가 캐나다 신차 시장의 3% 미만 수준인데다, 테슬라가 캐나다의 중국산 전기차 쿼터 물량 중 12% 가량을 선점하고 있어 장기적으론 미국 수출 물량을 대체하기 어렵단 분석도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캐나다나 멕시코를 통해 규제를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법안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캐나다에서 적법하게 판매된 폴스타 차량이라 하더라도, 중국계 커넥티드 기술 탑재 차량이면 미국 국경을 넘어 미국 영토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금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평택대 특임교수)는 “커넥티드 차량 쪽은 안보와도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이 폴스타 뿐만 아니라 점차적으로 중국 연계 차량들의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제재를 확대해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 시장이나 규제가 덜한 쪽으로 수출처를 다변화하는 방법 밖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