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논란' 이제 그만…현대차 '페달 오조작 방지' 본격 확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4:00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가 가속페달 오조작을 감지해 차량의 돌진을 막는 안전기능을 내연기관 대중 모델로 본격 확대한다.

급발진 의심사고 상당수가 페달 오조작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사고 예방과 더불어 차량 결함 여부를 둘러싼 소모적인 책임 공방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예시 이미지 (사진=기아)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예시 이미지 (사진=기아)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출시하는 대표 준중형 세단 ‘디 올 뉴 아반떼’ 전 트림에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기능(PMSA)을 적용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밟으면 차량 주변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구동력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앞서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의 일부 전기차 모델에만 적용됐다.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되는 것은 지난달 출시한 ‘더 뉴 그랜저’에 이어 ‘디 올 뉴 아반떼’가 두 번째다. 전기차와 구동계 구조가 다른 만큼 별도의 구동력 제어기술이 적용됐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잇따른 급발진 의심 사고로 논란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차량 결함에 따른 급발진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149건 중 109건은 페달 오조작 사고로 확인됐다. 나머지 40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조사 결과를 확인할 수 없는 사례다.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디 올 뉴 아반떼’ (사진=현대차)
특히 운전자 연령이 확인된 141건 중 60대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106건으로 75.2%에 달했다. 사고 당시 차량이 정차해 있거나 저속으로 움직이던 경우도 전체의 69.4%를 차지했다. 고령운전자가 주차·출발하는 과정에서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혼동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다수라는 의미다.

아울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언론에 보도된 국내 페달 오조작 의심 사고 567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 건수는 2021년 66건에서 지난해 153건으로 2.3배 증가했다. 전체 사고 중 60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400건으로 70.5%를 차지했다.

'기아 EV5'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작동 원리 (그래픽=기아)
'기아 EV5'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작동 원리 (그래픽=기아)
이처럼 고령 운전자 증가와 함께 페달 오조작 사고 위험도 커지면서 해외에서는 관련 안전기준과 평가제도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인 유로 NCAP는 2026년부터 페달 오조작 위험을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이는 차량에 안전도 평가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산하 자동차기준조화포럼도 최근 ‘페달 오류 가속제어’ 국제규정을 마련했다. 관련 장치의 성능요건과 시험방법을 표준화해 각국이 이를 안전규제에 반영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차가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 적용 모델을 확대하는 것은 고령 운전자의 사고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안전 기준 강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초고령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은 페달 오조작 방지 기술 개발과 관련 제도 정비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며 “세계적으로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오조작 방지 기술은 핵심 안전기술로 자리 잡고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의 제품 경쟁력을 가르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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