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 ‘개별 점포’서 ‘상권’ 단위 강화…지역 상생 초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후 04:21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방향을 ‘개별 점포’에서 ‘상권’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개별 점포 지원에 따른 소상공인 과잉 진입과 경쟁 심화를 완화하고 상권과 상인,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지난해 11월18일 경기 수원 못골시장을 방문해 점포를 둘러보며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지난해 11월18일 경기 수원 못골시장을 방문해 점포를 둘러보며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중소벤처기업부)
29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모두의 지역상권’ 추진전략을 기반으로 소상공인 지원 체계를 상권 중심 지원으로 바꾸고 있다. 지역 상권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를 끌어올리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현실화하는 차원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책을 상권 단위로 넓게 볼 뿐만 아니라 변화한 소비 패턴, 지역 환경 등의 유기적 작용을 고려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도 지난 2024년 연구보고서를 통해 “상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지역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공간-주체-프로그램’의 종합적인 대책으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상권을 다각적인 차원에서 분석하고 물리적·경제적·사회문화적 방향을 모두 고려한 종합적 대책을 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중기부 사업 성과 역시 상권 단위의 유기성을 고려한 사업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충남 공주의 새로운 문화 거점이 된 ‘공주 제민천 상권’, 소상공인 창업 거점 및 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은 ‘충주 관아골 상권’ 등이 대표적 예시다. 공주 제민천에서는 빈 점포를 활용해 ‘청년 창작마을’을 키워드로 공연장, 전시장, 147 라디오 방송국 등 공유공간을 조성했다. 지역 핵심 떡집과 연계한 새로운 이벤트 등도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2020년 83개에 달했던 빈 점포 수는 2023년 기준 16개로 약 81% 감소했고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2020년 3370만원에서 2023년 4845만원으로 약 43.8% 증가했다. 충주 관아골은 10년 이상 방치된 폐가를 카페로 개조하는 등 빈 점포를 활용했다. 충청도 특유의 완곡한 표현과 여유로운 생활문화를 재해석한 지역 브랜드 ‘애매’(EME)를 론칭하는 등 지역만의 특색도 다졌다. 이에 2016년 60%에 달하던 공실률은 2024년 12%까지 감소했으며 2020년만 해도 유동인구가 1만명에 불과하다 2023년 3만 7000명 수준까지 늘었다.

그간 중기부의 소상공인 지원책은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관점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가령 소상공인의 폐업 및 재기, 재취업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디지털 전환을 돕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 경영 부담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경영 안정 바우처’ 등은 인근 상권이나 지역 환경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올해 추진하는 ‘지역상권 육성사업’과 ‘백년 시장 육성사업’은 지원 대상 범위를 상권·시장으로 넓게 잡았다. 상권 전체를 외국인 관광객도 즐기기 쉬운 공간으로 개선하거나 지역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고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게 핵심이다. 또 시장과 상권 고유의 정체성은 살리면서도 변화하는 소비문화에 발맞춘 공간으로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상권 단위 지원이 성공적으로 이어지려면 개별 점포나 조직화하하지 않은 상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지역상권 지원정책 개선방향 연구 보고서에서 “지역상권 지원정책의 효과성과 지속성 제고를 위해서는 상인조직의 자생력 강화가 선결과제”라고 조언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최근 개최된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글로컬타운 현장 간담회에서 “지역 상권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축적된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역 고유의 브랜드와 로컬 창업, 관광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상권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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