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안전운항 역량 강화…12월 아시아나 품은 통합사 출범 대비

경제

뉴스1,

2026년 6월 29일, 오후 04:45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2025.3.11 © 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대한항공(003490)이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을 품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안전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고객 신뢰의 핵심인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취지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지난 3월 창립기념사를 통해 "통합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선에는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함께 담겨 있다. 더욱 강화된 안전 기준을 확립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항공 정비 역량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통합 이후 300여 대에 이르는 한진그룹 항공기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정비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활주로 인근에 총 1760억 원을 투입해 신규 정비 격납고를 짓고 있다. 부지 규모는 6만 9299㎡로 축구장 10개와 맞먹는 크기다. 2029년 말 가동해 중대형 항공기 2대와 소형 항공기 1대를 동시에 주기·정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항공기 중정비와 개조 물량을 집중 처리해 정비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엔진 정비 기반도 강화된다. 대한항공은 정비를 마친 엔진을 항공기에 장착하기 전 최종 성능을 시험하는 엔진 테스트 셀(ETC)을 추가로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재 공사 중인 대한항공 엔진 정비 클러스터(가칭)까지 완공되면 엔진 정비의 시작부터 최종 시험까지 한곳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정비 대상 엔진 수가 늘어나고 차세대 엔진 도입으로 종류도 다양해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운항승무원 교육 체계도 통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상반기부터 같은 교재와 방식으로 운항승무원 교육과 비행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 이후에도 운항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 고객에게 기존과 같은 수준의 안전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양사는 지난 1년여 동안 온라인 교육 시스템 통합, 비대면 실시간 교육 시스템 구축, 모의비행장치 훈련 및 평가 프로그램 표준화 작업을 마쳤다. 특히 비상 상황 대처 능력을 높이는 핵심 훈련인 모의비행장치 프로그램은 공동 개발해 실제 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 중구 운북지구에서 열린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 제2 엔진테스트셀(ETC) 준공식에서 유종석 안전보건 총괄 겸 오퍼레이션 부문 부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대한항공 제공). 2025.12.

객실승무원의 안전 대응 능력도 함께 검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 감독 아래 첫 통합 비상탈출시범을 실시했다. 이는 통합 항공운항증명 인가 이행 계획의 하나로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양사 객실승무원이 비상 상황에서 동일한 수준의 안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양사 객실승무원들은 비상 착륙·착수 장비 구술 심사, 구명정 탑승, 공통 비상 장비 사용, 생존 및 구조 요청 절차 등을 수행했다. 이후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B737-900과 B787-9 기종을 활용한 비상탈출시범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직 전반의 안전 문화 확립도 주요 과제다. 대한항공은 ‘원 팀원 팀 원 세이프티'(One Team, One Safety)를 내세워 임직원 모두가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투명하게 보고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2024년 1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사내에 신설한 공정문화위원회가 대표 사례다. 이 위원회는 업무 중 발생한 단순 실수와 고의적 위반을 구분해 평가한다. 단순 실수에 대해서는 처벌보다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임직원이 처벌 우려 없이 위험 요소를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 수집된 안전 데이터는 시스템과 근무 환경 개선에 활용된다.

노사 합동 안전보건점검도 분기마다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전보건 총괄 부사장과 노조위원장이 직접 참여해 엔진지원반, 격납고, 기체 수리 작업장, 항공기 부품·자재 보관 자동창고 등 주요 정비 현장을 점검했다. 항공기 운항 안전뿐 아니라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대한항공은 최근 스카이팀의 안전·보안·품질 자문그룹 의장 항공사로도 선출돼 글로벌 항공 안전 정책 논의에서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승객 안전을 우선한 운영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부터 보조배터리 기내 사용 금지 정책을 시행했다.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로, 단락 방지 조치를 마친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은 가능하지만 기내 충전이나 사용은 금지된다. 또한 승객의 비상구 조작 등 항공기 운항 안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조치와 향후 탑승 거절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 정책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그룹 내 항공 관련 계열사에도 공동 적용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한국공항, 아시아나에어포트가 참여하는 ‘세이프티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그룹 차원의 안전 관리 체계를 논의하고, 보조배터리 사용 금지와 같은 주요 안전 정책에도 함께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정비·운항·객실·조직문화·운영정책 전반에서 안전망을 강화해 고객 불안을 줄이고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 서울 강서구 소재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들이 협력해 합동 비상탈출시범을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대한항공 제공). 2026.5.28.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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