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넘긴 최저임금 심의…오늘 '1차 수정안'이 분수령

경제

뉴스1,

2026년 6월 30일, 오전 06:00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29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시한을 넘긴 가운데, 30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처음으로 제시할 1차 수정안이 향후 인상 수준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노사 최초 요구안 격차가 시급 기준 1000원대 중후반에 달하는 가운데, 이번 수정안에서 간극이 얼마나 좁혀지느냐에 따라 공익위원의 심의 촉진 구간 제시와 표결 전환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법정시한 넘긴 최저임금위, 30일 10차 회의서 1차 수정안 상정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다시 열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4월 첫 전원회의 이후 9차 회의까지 심의를 이어왔지만,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전날 법정시한(29일)을 넘겼다.

이날 10차 회의에서는 노사 양측이 최초 요구안을 토대로 한 1차 수정안을 처음으로 내놓고, 인상 폭과 수준을 둘러싼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2027년도 최저임금을 16.3% 인상된 1만 2천원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김기남 기자

노동계 "시급 1만2000원 필요"…생계비·실질임금 하락 정면 제기
노동계는 물가, 금리, 전월세 상승으로 실질임금이 깎였다는 점을 내세워 시급 1만 2000원 수준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1만 320원에서 16% 안팎의 인상을 반영해야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비를 보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최저임금 기준을 개인이 아닌 가구 생계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까지 최저임금 적용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도 이번 심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비혼 단신근로자 기준 생계비와 최저임금 월 환산액 사이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저임금 노동자의 마지막 생계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지선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최지환 기자

경영계 "동결도 버겁다"…영세 사업장 지불능력 한계 호소
반면 경영계는 경기 둔화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동결에 가까운 최소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이 한계에 달한 만큼, 추가 인상은 고용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사용자 측 논리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을수록 영향률과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는 분석과 함께, 매출, 수익 구조가 취약한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실상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덧붙이고 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 동결도 경영 현장에는 부담이 된다"며 "지금 수준의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2027년도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위원들과 근로자위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김기남 기자

반복되는 '수정안→촉진 구간→표결'…이번에도 관행 되풀이되나
이날 전원회의에서 제시될 1차 수정안은 이런 노사 논리를 반영한 채 최초 요구안 간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양측이 상징적인 요구 수준을 일부 조정하더라도 간극이 여전할 경우, 추가 회의에서 2차 수정안을 주고받은 뒤 공익위원이 직접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는 국면으로 곧바로 넘어갈 수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그동안 최초 요구안, 1차, 2차 수정안, 심의 촉진 구간 제시, 막판 표결이라는 패턴을 반복해 왔고, 합의보다는 공익위원안에 힘이 실린 채 표 대결로 결론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1차 수정안에서 접점이 충분히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 주도의 구간 설정과 표결 가능성이 커지고, 도급제, 플랫폼 노동자 적용 범위에 대한 논쟁은 별도 표결이나 후속 입법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위원회가 만장일치 합의에 이른 사례는 손에 꼽히고, 다수는 노사 표 대결로 귀결돼 왔다. 심의가 법정시한을 넘기는 장면 역시 거의 매년 반복되면서 제도 개편론까지 낳고 있다.

이번 1차 수정안이 단순한 상징적 제시를 넘어 실질적인 격차 축소로 이어질지에 따라, 남은 회의 횟수와 공익위원 역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의 강도도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인상 수준과 적용 범위에 따라 내년 인건비와 가격, 고용 조정은 물론 온라인 플랫폼, 배달, 프랜차이즈 등 업종별 사업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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