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일가 주담대 1년새 2.4조 감소…삼성家 빼면 증가

경제

뉴스1,

2026년 6월 30일, 오전 06:00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 앞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뉴스1 DB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그룹)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 규모가 1년 새 2조 4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전반적인 축소라기보다 삼성일가의 상속세 연부연납 종료에 따른 영향이다. 삼성가를 제외하면 오너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주요 그룹 오너일가 주담대 규모 감소…삼성家 영향
3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대 대기업집단 중에서 총수가 있는 42개 그룹 중 1년 전과 비교 가능한 24개 그룹 오너일가 117명의 주식담보대출 현황(25일 기준)은 총 7조 66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124명이 빌린 10조 440억 원보다 23.6% 감소한 규모다.

주식담보대출은 본인이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증권사나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채 해당 주식 평가 가치를 기준으로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대출 상품이다. 지분 매각 없이 경영권(의결권)을 방어하면서 막대한 상속세 납부 등 필요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활용된다.

그룹별로는 24곳 가운데 11곳의 대출금이 늘었고 11곳은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과 다우키움 2곳은 변동이 없었다.

전체 대출 감소는 삼성가가 이끌었다. 삼성가 세 모녀의 주식담보대출은 지난해보다 2조 5840억 원 줄어 전체 조사 대상의 감소액인 2조 3752억 원을 웃돌았다. 삼성가를 제외한 23개 그룹의 대출금은 같은 기간 4조 3872억 원에서 4조 5960억 원으로 4.8% 증가했다.

증시 상승으로 담보 부담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대출받은 친족의 보유주식 가치는 44조 7221억 원에서 111조 3613억 원으로 149.0%, 담보주식 가치는 21조 3887억 원에서 36조 7693억 원으로 71.9% 증가했다.

반면 담보로 제공된 주식 수는 3억 125만 8455주에서 1억 8973만 6131주로 37.0% 줄었다. 주요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적은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도 기존 대출을 유지 또는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담보주식 가치 대비 대출금 비율은 47.0%에서 20.9%로 26.1%포인트(p) 하락했다.

국내 50대 그룹 오너일가 주식담보대출 변화.(단위 억 원, %).(리더스인덱스 제공)/뉴스1

삼성家 세 모녀, 상속세 납부 마무리…주식가치 증가
삼성가 세 모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해왔다. 2021년부터 총 6회에 걸쳐 분할납부하는 상속세 연부연납이 지난 4월 마무리되면서 대출 금액을 일제히 줄였다.

상속세 연부연납은 거액의 상속세 납부 부담을 덜기 위해 세금을 최장 10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는 제도다. 오너 일가가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권 위협 없이 상속세를 납부하고자 할 때 주식담보대출과 함께 주요 수단으로 사용된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대출금은 3조 4800억 원에서 1조 8550억 원으로 1조 6250억 원 감소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조 1040억 원에서 4600억 원으로,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1조 728억 원에서 7578억 원으로 각각 줄었다.

세 사람의 담보주식 가치는 10조 1771억 원에서 22조 6962억 원으로 123.0% 증가했다. 대출금은 절반 가까이 줄고 담보가치는 두 배 이상 늘면서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은 55.6%에서 13.5%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삼성가는 조사 대상 그룹 중에서 주식담보대출이 많았다. 전체 오너일가 대출금의 40.1%를 차지했으며, 이는 대출 규모 2위인 영풍그룹의 4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앤컴퍼니·한화·SK 주담대 감소…최태원 회장 주식 평가액 1조 돌파
삼성 다음으로 대출 감소 폭이 큰 곳은 한국앤컴퍼니그룹으로 조현식 전 고문과 조현범 회장의 대출금이 지난해 2787억 원에서 올해 1586억 원으로 43.1% 감소했다. 조현범 회장의 대출금이 2500억 원에서 1300억 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형제간 계열분리와 승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한화그룹의 주식담보대출은 1872억 원에서 1411억 원으로 24.6% 감소했다. 차입 친족도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이는 삼남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이 지난해 580억 원이었던 대출을 전액 상환한 영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대출금도 990억 원에서 915억 원으로 감소했다.

SK 오너일가도 대출금과 담보 부담이 모두 줄었다. 총 7명의 주식담보대출이 지난해 5843억 원에서 올해 5626억 원으로 3.7% 감소했고, 담보 비중은 44.7%에서 23.9%로 낮아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은 지난해 4895억 원에서 올해 4365억 원으로 10.8% 감소했다.


50대 그룹 오너일가 개인 주식담보대출 감소 상위 10인(단위 억 원, %).(리더스인덱스 제공)/뉴스1

영풍그룹 주담대 크게 늘어…신세계·고려아연·셀트리온 각각 증가
반면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영풍그룹이다. 영풍 오너일가의 대출금은 지난해 4795억 원에서 올해 7498억 원으로 56.4% 증가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대출금은 80억 원에서 98억 원으로 22.5% 증가했다.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108억 원,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 107억 원, 최창영 명예회장은 100억 원의 대출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매간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한 신세계그룹의 대출금도 2158억 원에서 3200억 원으로 48.3% 증가했다.

지난해 대출이 없었던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보유주식 46만주를 담보로 500억 원을 새로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담보주식 평가액 대비 대출금 비율은 14.7%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대출금도 2158억 원에서 2700억 원으로 25.1% 증가했다.

셀트리온그룹도 대출금이 2997억 원에서 4127억 원으로 37.7%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오너일가 중 서정진 회장만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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