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전선, 美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추가 수주…북미 시장 공략

경제

뉴스1,

2026년 6월 30일, 오전 11:54

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 전경 (사진제공 = 가온전선)


가온전선의 미국 자회사 LSCUS가 최근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SCUS는 지난해부터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버스덕트(Busduct) 공급 계약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4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버스덕트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각 서버와 랙(Rack)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 설비로 'AI 데이터센터의 혈관'으로 불린다. 일반 전선이 여러 가닥의 케이블을 통해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버스덕트는 금속 외함 내부에 구리 또는 알루미늄 도체를 수납해 대전류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LSCUS는 미국 현지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매출은 2025년 약 3억 달러(약 4635억 원)에서 올해 5억 달러(약 7725억 원)로 6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버스덕트 시장 규모가 2025년 53억 달러에서 2032년 9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버스덕트 시장은 일반 전선 시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선 시장이 전력회사와 EPC, 건설사 중심이라면 버스덕트 시장은 데이터센터 운영사, 반도체 기업, 전기설계 업체, 글로벌 설비업체 등이 주요 고객이다.

LS전선은 국내 버스덕트 시장 1위를 유지하며 서울 롯데월드타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두바이 부르즈 알 아랍 등 국내외 주요 랜드마크와 산업시설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업계에선 이 같은 공급 실적 자체가 버스덕트 시장의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 가운데 하나로 평가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버스덕트는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공급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수십 년간 축적된 설계 역량과 시공 경험, 운영 실적이 고객 신뢰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는 LSCUS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LSCUS는 LS전선이 축적한 버스덕트 기술력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생산체계와 고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 역시 이러한 경쟁력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따라서 업계에선 이번 수주가 단순한 신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간 가온전선이 전력케이블 중심의 전통적인 전선 제조기업으로 인식돼 왔다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공급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변화의 폭은 크다. 가온전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2조 6000억 원 규모다. 반면 LSCUS가 확보한 장기 공급계약 규모는 5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임 계약 특성상 향후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될 경우 공급 물량도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역시 기존 전선 사업보다 높다.

게다가 가온전선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배전케이블 사업도 일찍부터 준비해 왔다. 송전망과 배전망에 사용되는 전력케이블과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분배를 담당하는 버스덕트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외부 전력망부터 내부 배전 시스템까지 아우를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가온전선은 전통적인 전선 제조업체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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