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고공행진에도…2%대 묶인 5대 은행 '정기예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6월 30일, 오후 07:19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5대 은행의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가 하단은 4%, 상단은 7%대를 넘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2%대에 머물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는 대출 금리와 달리,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또 대규모 기업 수신 자금 유입과 함께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확대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AI 생성)
(그래픽=이데일리 AI 생성)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이날 기준 2.90~2.95%로 나타났다.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의 금리가 지난 4월 17일 3.10%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이상 2%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 금리도 지난해 3월 7일 마지막으로 3.00%였고, 이후 1년 4개월째 2%대에 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는 기준금리와 금융채 금리 등 시장금리와 은행의 자금조달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한다”며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금리에 선반영되는 등 예금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은 흐름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대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가계 대출 규제 △은행채 발행 증가 △기업 단기 수신 확대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가계 대출 규제로 인한 수요 급감으로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릴 요인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767조 6781억원에서 올 5월 말 770조 8229억원으로 5개월간 3조 1448억원 순증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 순증액 13조 9462억원과 비교하면 77.5%나 감소하며, 10조원 이상 줄었다.

증시 호황에 따른 머니무브로 인해 은행권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 등 수신보다는 은행채 발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상반기(1~6월) 은행채 발행액은 131조 56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9조 4640억원보다 47.1%(42조 96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증시로의 머니무브로 인한 가계 수신 자금 이탈 흐름과는 달리, 대기업 단기 여유자금은 대거 은행권으로 유입돼 5월 은행 수신(한국은행 자료)은 48조 80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채 발행과 기업 수신 중심으로 자금 조달이 이뤄지면서 가계 수신 확대를 위한 정기예금 금리 인상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지난해 5월 이후 2.50%로 1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축소 기조에 은행들이 주담대 등 관련 대출을 계속 줄이고 있다”며 “대출 수요 감소와 은행채 발행 및 대기업 수신 확대 등으로 수신 자금 유치를 목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높일 이유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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