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계약제도 손질해 분쟁 줄인다…SW 계약·지체상금 손질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1일, 오후 04:14

[세종=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정부가 국가계약 분쟁조정제도의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나선다. 분쟁조정제도가 기업들의 실질적인 권리구제 수단으로 급부상 조달업계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현장에서 불만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차관이 7월 1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26년 제2차 조달정책심의위원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재정경제부)
허장 재정경제부 차관이 7월 1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26년 제2차 조달정책심의위원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재정경제부)
1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국가계약분쟁조정제도 개요’에 따르면, 제도 도입 초기이던 2014년 단 1건에 불과했던 분쟁조정 청구 건수는 지난해 60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 6월 말 기준 벌써 59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말까지 100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민사소송이 최종 판결까지 평균 2~3년의 긴 시간과 수천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는 반면, 분쟁조정은 별도의 비용 없이 3~4개월 만에 단기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탄 결과다.

정부는 그간 축적된 300건 이상의 분쟁 사례를 정밀 분석해 계약 관계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조달기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을 조달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확정했다.

우선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해 구두 지시나 과업 변경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소프트웨어(SW) 계약 제도를 보완한다. 앞으로는 설계변경 범위에 ‘규격 및 과업 내용 변경’을 명시적으로 포함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계약법을 개정한다. 물품 구매에 설치 공사가 혼재된 혼합계약 역시 물량내역서 교부를 의무화해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도록 공백을 메운다.

기업에 일방적으로 불리했던 독소적 관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납품 기일을 맞추지 못했을 때 부과하는 지체상금의 경우, 발주기관의 책임이 일부 섞여 있음에도 보수적 행정 탓에 기업이 100% 독박을 쓰던 관행이 사라진다. 정부는 양측의 귀책 사유를 따져 지체상금을 합리적으로 감면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발주처가 기준가격(표준품셈 등)보다 단가를 과도하게 낮게 책정해 발생하던 가치 분쟁을 막기 위해, 입찰 시 단가 할인 사유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예규를 개정한다.

그동안 공공기관들이 업무 특수성을 핑계로 국가계약법을 우회해 장기간(3년 이상) 운영해 온 ‘계약 특례’ 37건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유지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향후 신규 특례에는 최대 6년까지만 인정하는 일몰제를 도입해 불합리한 특권화를 막을 예정이다.

아울러 자금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분할납품의 경우 최종 납품이 끝날 때까지 대금 지급을 미루던 악습을 끊고, 순차 납품 때마다 대금을 청구하면 5일 이내에 무조건 조기 지급하도록 명문화한다.

정부는 즉시 조치가 가능한 대금 지급 및 설명회 의무화 등의 계약 예규 지침은 올 3분기 내에 시행하고, 지체상금 감면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연내 마무리해 조달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 조달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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