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3일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4개월 만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홈플러스. 2026.7.3 © 뉴스1 안은나 기자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자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사이에 '네 탓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메리츠가 지원하기로 한 긴급운영자금대출(DIP) 1000억 원의 보증 여부를 둘러싸고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인 3일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운영자금 2000억 원이 조달되지 않았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법원은 약 2주간의 '즉시항고기간'을 남겨두고 2000억 원을 마련하면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DIP 투입의 책임 소재를 두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법원의 결정 직후 메리츠는 "향후 2주간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서는 자산 14조 원 규모의 김병주 회장과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며 "메리츠는 이미 에스크로 계좌에 1000억 원 규모의 DIP 금융을 제공한 바 있는 만큼, 나머지 1000억 원은 김병주 회장과 MBK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홈플러스가 다시 회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내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주주측 운용관리사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파트너가 제공한 1000억 원의 연대보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자금지원을 거절하고 있다"며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2000억 원의 운영자금 대출을 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동안 메리츠는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DIP 1000억 원을 인출하기 위해선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담보가 없는 상황에서 보증을 서지 않는다면 배임에 해당한다는 게 메리츠의 입장이다.
그런데 MBK파트너스에서 연대보증을 제공 의사를 밝혔음에도 메리츠가 자금 투입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DIP 2000억 원 투입을 '간청'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다시 메리츠는 입장문을 통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채권자로서 최대한의 역할을 해왔다. DIP 1000억 원에 대해 김 회장이 아직까지 보증을 선 바 없다"며 "채권자에게 법을 어기라는 억지는 그만하라"고반박했다.
오히려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의 참담한 결과"라며 "회생절차 개시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음에도 영업환경과 기업가치는 오히려 더욱 악화했다"고 맞받았다.
서울 시내 홈플러스. 2026.7.3 © 뉴스1 안은나 기자
회생절차 폐지 결정 후에도 MBK와 메리츠의 책임 공방이 지속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2주라는 시간 안에 2000억 원 자금이 투입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홈플러스의 존폐 위기에도 양측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며 2000억 원 자금 투입의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홈플러스가 청산했을 경우에 대비해 임금체불·실직 피해와 중소 협력업체 유동성 악화를 막기 위한 관계기관 전담반(TF)을 가동하기로 했다.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는 1인당 최대 2100만 원의 대지급금과 저금리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고, 홈플러스와 거래해 온 중소 협력업체에는 총 4400억 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DIP는 선순위 채권이라 DIP가 많아질수록 다른 채권자들의 상환 권리가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다. 메리츠가 추가 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없다"며 "전향적인 상황 변화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y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