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8월이 정점"…3%대 물가 언제까지 이어질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3일, 오후 06:2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세가 만만치 않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8월에 정점을 찍고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대에 근접하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고환율·고유가의 여파가 국내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와중에 수출 호조에 힘입은 가파른 성장세가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도 더하고 있어서다.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재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식재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8월 물가상승률 3% 중후반대 전망

3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대다수 전문가들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오는 8월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동전쟁 종료 선언 이후 유가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고유가의 영향이 남아 있는데다 고환율, 이상 기후 등도 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8월에는 SKT의 ‘통신비 반값’ 할인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까지 낮아진 바 있어 올해 8월에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의 낮은 물가 수치가 비교 기준이 되면서 올해 8월에는 상대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에 3.5~3.6%로 정점을 찍고 3%대 초반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가가 빠른 속도로 떨어졌는데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더 내려간다는 가정이고, 유가가 다시 반등한다면 물가상승률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8월은 물가가 7월에 비해 상승하는 계절성이 있다”며, 지난해 SKT의 통신비 할인 영향에 따른 반작용까지 더해 8월에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유가를 포함해 이번달 물가 흐름도 봐야겠지만 지난해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 자체는 8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3.1%를 기록하면서 26개월만에 3%대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3.2%로 상승폭을 키웠다. 석유류 가격이 높은 오름세(24.7%)를 지속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이 3.2%로 확대된 결과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 상승률은 3.4%까지 오르며 2024년 4월(3.6%)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 근원·생활물가의 ‘끈적한’ 흐름 경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나더라도, 근원물가와 생활물가는 쉽게 낮아지지 않는 ‘끈적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김진욱 씨티 연구원은 “소비자물가는 8월을 정점으로 완만하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근원물가나 생활물가는 더 버티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6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2.5%를 기록하며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고, 내구재 가격 상승폭은 5월 2.4%에서 6월 3.1%로 확대되며 물가 하락을 저지하는 모양새다.

고유가와 고환율의 2차 효과에 더해 예상치를 거듭 뛰어넘는 수출 호조 역시 물가 측면에선 우려되는 대목이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로 시장에서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에서 3%대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4% 성장에 육박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이러한 경기 개선은 수요측 물가 압력을 키운다. 상반기 물가 상승이 주로 유가와 농산물 가격 상승과 같은 공급측 요인에 기인했다면, 하반기부터는 소득 여건 개선과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물가 상승의 주된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일부 반도체 대기업의 이례적인 성과급 지급과 주식투자 수익 등도 민간 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