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우환이 물들인다…올여름 프랑스 아비뇽은 '한국'

경제

뉴스1,

2026년 7월 04일, 오전 06:40

아비뇽 페스티벌은 오는 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아비뇽 전역에서 진행된다.(아비뇽 페스티벌 제공)

중세의 유산이 살아 숨 쉬는 남프랑스의 고도(古都) 아비뇽이 올여름 한국의 현대미술과 고전 문학, 전위적인 공연예술로 붉게 물든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 권위의 예술 축제와 거장의 특별전이 동시에 펼쳐지는 아비뇽은 단순한 휴양을 넘어 깊이 있는 문화적 영감과 이색적인 여정을 갈망하는 전 세대 여행객들에게 올여름 가장 완벽한 유럽 여행지로 손꼽힌다.

4일 프랑스관광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아비뇽 전역에서 펼쳐지는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Festival d'Avignon)에서 한국 예술과 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1947년 연출가 장 빌라르의 제안으로 출발해 세계 최고 권위의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 잡은 아비뇽 페스티벌은 올해 80주년과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한국어'를 공식 초청 언어(Guest language)로 선정했다. 아시아권 언어이자 단일 국가 언어로는 역대 최초 사례다.

한강 작가 (아비뇽 페스티벌 제공)

축제 중심에 선 '한국어'… 한강 소설 무대 상영
이번 축제의 공식 초청 프로그램인 '인'(In)에는 국내 7개 공연 단체의 9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예술단의 공식 초청은 1998년 '아시아의 열망' 이후 28년 만이다. 연극, 현대무용, 다원예술, 판소리, 낭독 공연 등 한국 공연예술의 다채로운 흐름을 현지 무대에 올린다.

특히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낭독 공연 '작별하지 않는다 새(Oiseau)'가 중심 무대를 장식한다.

15일과 16일 축제의 상징적 공간인 교황청 명예의 뜰에서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는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호흡을 맞춘다.

한강 작가도 현지를 직접 방문해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아비뇽 교황청(empreintedailleurs 제공)

고딕 교황청과 거장의 만남… 이우환 특별전 개최
공연예술에 이어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의 특별전도 아비뇽의 여름을 채운다.

아비뇽시는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7월 3일부터 11월 15일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교황청에서 '렐라툼: 교황청의 이우환'(Lee Ufan au Palais des Papes) 전시를 진행한다. 웅장한 고딕 건축 양식과 이우환 특유의 절제된 조형 언어가 결합한 이색적인 전시다.

이번 전시는 돌과 철, 공간과 관람객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이우환의 핵심 개념 '렐라툼(Relatum)'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조응: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전 프레스투어에서 취재진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다. 2024.9.3 © 뉴스1

교황청 그랑 샤펠에는 60톤이 넘는 석판을 650㎡ 규모로 설치하며, 베네딕토 12세 회랑과 옛 주방 공간인 퀴진 오트, 생마르시알 예배당에는 역사적 공간에 맞춰 제작한 신작 3점을 배치했다. 옛 연회장인 그랑 티넬에서는 1970년대부터 이어온 회화 작업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아비뇽과 인접한 도시 아를(Arles)에는 일본 나오시마, 한국 부산과 함께 세계에 단 세 곳뿐인 '이우환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어, 두 도시를 연계하면 남프랑스 내 이우환 예술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연계 여정이 완성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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