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텔 출신 베테랑 영입…반도체 기근 해결, 테라팹 구축 속도

경제

뉴스1,

2026년 7월 05일, 오전 06:30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생각에 잠겨 있다. ⓒ 로이터=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근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Terafab)에 인텔의 18년 차 핵심 현장 인력을 영입했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과 스페이스X 우주 탐사 등에 필요한 반도체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인텔 출신 베테랑 영입…1.4나노 첨단 공정 진출 목표
5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인텔에서 18년가량 근속하며 1.8나노미터(1나노미터=머리카락 한 가닥을 10만개로 나눈 수준) 첨단 반도체 공정 라인을 총괄한 게리 장(Gary Jiang)을 테라팹 총괄 디렉터로 선임해 오스틴 본사에 배치했다.

게리 장은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이다. 반도체 분야 조직 구축과 기술이전, 팹 설치·준비, 전략기획, 원가 절감·수율 개선 등과 관련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영입은 핵심 파트너사 인텔과 협력해 1.4나노급 첨단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게리 장은 테라팹 합류 직전까지 인텔 애리조나 공장의 총괄 매니저로 근무했다. 해당 공장에서 인텔의 차세대 승부수인 1.8나노 칩 제조 시설의 가동 준비를 이끌었다.

그는 과거 인텔의 22나노·14나노 공정의 대규모 양산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으로 전해진다. 복잡한 첨단 반도체 제조 팹을 초기 단계부터 설계하고 수율을 안정화한 그의 실무 능력이 영입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과 스페이스X 우주 탐사에 필요한 1.4나노, 2나노 반도체 등을 독자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거대 프로젝트인 테라팹을 구축하고 있다. 테라팹을 통해 반도체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수직계열화해 안정적인 반도체 자체 공급망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 따르면 테라팹을 구축하기 위한 초기 투자 규모는 550억 달러(약 84조 원)에 이른다. 향후 최대 1190억 달러(약 182조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홍예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테라팹의 초기 생산능력은 2나노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에서 최종적으로 월 100만장까지 확대될 계획"이라면서 "이는 TSMC의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 자율주행용과 옵티머스 로봇용, 우주 데이터 센터용 칩을 생산할 계획이며 필요한 용량은 현재 전 세계 모든 팹의 AI 연산 출력량(20기가와트·GW) 대비 50배 많은 1테라와트(TW)"라며 "이 중 83%를 우주 데이터센터용 칩에 배정할 계획이다. AI 인프라 병목이 우주 데이터센터 투자를 촉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엑스(X)를 통해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AI5' 설계를 완료했다며 공개한 칩 사진.(사진=일론 머스크 엑스)/뉴스1

AI 칩 수요 급증·공급난 심화…자체 양산 '승부수'
AI 산업 발전에 따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테슬라의 테라팹 구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테라팹은 텍사스주 오스틴 등을 거점으로 삼아 독자적인 칩 생산 생태계를 굳히고 외부 변수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심각한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을 겪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AI 서버나 스마트폰, PC 같은 전자기기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임시 또는 영구적으로 저장하고 보관하는 핵심 칩이다.

최근 AI 데이터 학습과 추론 등 막대한 연산을 초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AI 가속기' 개발과 이를 여러 개 장착해 실제 거대 AI 모델을 구동하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시스템인 'AI 서버' 구축 영향으로 품귀 현상이 지속 중이다.

통상 AI 가속기에는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최고급형 고대역폭메모리(HBM)가 6~8개 탑재된다. AI 서버 1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용도에 따라 가속기 4개 혹은 8개가 필요하다.

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조 3000억 달러(약 198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높은 수요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D램 가격은 125%, 낸드 가격은 234%까지 폭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기준 PC D램 거래가가 21달러(약 3만 2000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PC D램 가격 인상률이 15~2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용 첨단 반도체로 공정이 집중되고 있어 PC D램 가격이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공급량이 폭증하는 수요를 여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AI 가속기를 개발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 핵심 AI 칩의 납품 대기 시간이 수십 주 이상 지연되는 등 글로벌 공급난이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테라팹이 추진 중인 1.4나노, 2나노 등 첨단 반도체 생산은 생산시설 구축에 이어 수년간 연구개발(R&D)을 통해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단기간에 테슬라가 기존 반도체 기업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테라팹 구축은 오히려 반도체 품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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