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31일 새벽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하는 길에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뉴스1 최동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불리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파운드리(위탁생산)까지 공급 부족에 시달리면서 이 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회사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경쟁 축이 단순한 반도체 성능 경쟁을 넘어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공급망 확보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삼성전자의 전략적 가치가 재평가받고 있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는 현지 시각으로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선밸리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애플과 구글, 메타, 아마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하는 세계 IT·미디어 업계의 대표적인 비공개 네트워킹 행사다. 글로벌 기업 간 굵직한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의 출발점이 되는 자리로도 유명하다.
2011년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2013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워싱턴 포스트 인수 등이 대표 사례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행사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부터 꾸준히 선밸리를 찾았으며, 불가피한 사정이 없을 때는 매년 참석해 글로벌 경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 회장은 올해 선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초기에는 GPU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었다면, 이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와 공급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빅테크 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행보에서도 확인된다. 황 CEO는 지난달 방한 당시 "한국에는 중요한 파트너들이 많다"며 AI 메모리와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몇 주 전 미국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AI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을 중심으로 양사 협력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영위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다.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전략적 위상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선밸리 콘퍼런스를 계기로 이 회장이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차세대 메모리, 데이터센터 등을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공식 발표보다 비공개 회동을 통해 장기적인 사업 협력의 물꼬를 트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AI 전략을 가늠할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행사의 성과를 단기 계약이나 투자 발표보다는 장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올해 선밸리 참석 여부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