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 뉴스1
미국 의회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를 '차별적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에 대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보복 관세 등 통상 압박이 다른 업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의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 무너진 경쟁'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2월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불러 증언을 확보한 뒤 작성된 이 보고서의 절반 이상은 쿠팡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美 의회 보고서 "쿠팡에 대한 범정부 차원 공격"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쿠팡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공격(whole-of-government assault)을 벌였다"고 적시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 정부 기관들로부터 40건의 조사와 4229건의 자료 제출 요구, 652건의 임직원 인터뷰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 발간 시점이 공정위의 '구글 앱마켓 거래 제재' 착수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은 더 컸다. 앞서 공정위는 구글이 게임사와 '최혜대우' 계약을 체결했다는 혐의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관련 매출액 등을 고려하면 최대 8500억원의 과징금 부과가 거론된다.
또 보고서에는 쿠팡뿐 아니라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미국 기업들에 대한 한국의 규제 사례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마이크로소프트(2005년), 구글(2021년) 등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과징금을 받은 것을 두고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징벌적 조치”"라고 규정했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 2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의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하원 법사위의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 차별 대우 조사를 위한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6.02.23 © 뉴스1 류정민 특파원
"대미 수출 비중 높은 산업계 전반 관세 보복 가능성 배제 못해"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단순한 지적을 넘어 통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USTR(무역대표부)는 지난 3월 한국을 포함한 60개 경제권을 상대로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제도의 미흡 여부를 따지는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쿠팡 사안과는 별개의 절차지만, 미국이 비관세 장벽이나 자국 기업의 경쟁 여건을 통상 문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6월 수출은 반도체 사이클에 힘입어 전년 대비 70.9% 증가한 1023억 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1000억 달러가 넘는 수출을 하는 국가는 독일·중국·미국에 이어 네 번째다. 이 같은 수출 상승세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 정부가 규제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이미 강제노동 제품 수입금지 미흡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12.5%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자동차, 반도체, 농산물 등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핵심 산업계 전반에 관세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h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