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시장 편입 위한 중요한 퍼즐…환율 효과는 “시간이 필요”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6일, 오전 05:04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되면서 고환율 장기화 국면에서 원·달러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해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접근성을 높여 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만으로 환율이 하락하기보다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외환시장 체질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3일 정규장에서 환율은 1525.6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은 미국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와 외국인의 국내주식 리밸런싱(재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달러 매도세로 두 달 가까이 150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고환율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6일부터 국내 외환시장은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해외 투자자가 글로벌 금융시장 거래 시간에 맞춰 원화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만으로 환율이 곧바로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단기적인 환율 방어보다 해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여 외환시장을 선진화하고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거래시간 연장과 환율 하락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조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인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MSCI는 한국의 거래시간 연장 등 제도 개선 노력은 인정하면서도 역외 원화 거래 제한과 부족한 시장 유동성 등을 이유로 한국을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거래시간 확대와 함께 유동성 확보, 결제 인프라 개선 등이 병행돼야 제도 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보다 충분한 시장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제도 안착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역외에서는 실물 원화를 주고받지 않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거래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외 투자자들이 곧바로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4시간 거래는 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이지 당장 NDF 시장을 대체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시장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정도의 거래량과 신뢰가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4시간 거래만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쉽게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원화 국제화와 결제 편의성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행을 앞두고 인력과 시스템 정비를 마쳤지만 초기에는 야간 거래량 확보가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장시간대 거래 비중은 지난해 하반기 17.0%에서 올해 상반기 18.9%로 확대되는 등 야간 거래도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초기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들은 런던 등 해외 거점 인력을 보강하고, 알고리즘 기반 시장조성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한 KB국민은행 FX본부장은 “야간에는 거래량이 적어 호가가 쉽게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장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런던 현지 인력을 보강하고 알고리즘을 활용한 호가 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간 고객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래시간 확대 효과도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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