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주택가.(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감정 대상은 매매 사례가 적어 시가 산정이 쉽지 않은 초고가 아파트와 단독주택, 꼬마빌딩 등이다. 이들 부동산의 신고가액은 총 1조 5793억원이었지만 국세청이 복수의 전문기관들에 의뢰해 받은 감정가액은 2조 9264억원에 달했다. 신고가액과 감정가액간 차이가 약 1조 4000억원까지 벌어지면서 역대급 추가 추징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309㎡)은 33억원으로 신고됐지만 감정을 맡겨보니 95억원으로 평가됐다. 같은 지역의 다른 단독주택(143㎡)도 신고가액 25억원이었지만 감정액 74억원으로 약 3배 차이가 났다.
올해 들어서도 유사한 흐름은 계속되는 중이다. 1분기 상속·증여 신고 192건을 살펴보니 신고가액은 5652억원이었으나 감정가액은 1조 653억원으로 역시 2배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국세청이 2024년 말부터 상속증여 부동산에 대한 고강도 검증방침을 밝히고 실제로 감정평가 대상을 확대했음에도 가격을 낮춰 신고하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부동산을 물려받는 경우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으로 신고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는 얘기다.
◇ 올해 예산 대폭 줄어…“내년엔 원상복구”
국세청의 올해 감정평가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예산이 2024년 46억원에서 2025년 96억 92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가 올해엔 다시 67억 14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예산 규모에 맞춰 감정평가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신고가액이 추정 시가와 큰 차이가 나더라도 예산 부족으로 감정평가하지 못하는 경우 다음해로 넘겨야 해, 평가 건수는 줄어들게 된다”고 했다.
국세청은 내년엔 다시 부동산 감정평가 예산을 크게 늘려달라고 기획예산처에 요구 중이다. 부동산 상속이 늘어나면서 검증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2025년 건물을 상속 받았다고 신고한 이는 1만 8538명으로, 이들의 상속재산은 22조 1590억원에 달했다. 2021년 1만 206명이 11조 6484억원을 물려받은 데 비하면 상속인원은 82%, 상속재산은 90% 폭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상속·증여 신고 전에 자발적으로 감정평가를 받아오는 분들이 늘고 있지만, 추정 시가와 10억원 이상 차이 나 검증이 필요한 신고들도 여전히 있다”며 “감정평가 확대를 위해 내년에 약 100억원을 예산당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년의 관련 예산 삭감이 재량지출 사업 예산 삭감이라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한 고육책이었던 만큼, 내년 예산을 늘리는 작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에서도 ‘재량지출 15% 일괄 삭감’ 방침이 유지돼 예산증액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지만, 공평·공정과세와 세수 확보를 위한 사업이란 점을 부각해 예산을 다시 늘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감정평가로 바로잡으면 당장 상속·증여세 부담은 늘지만 향후에 해당 부동산을 팔 떄엔 양도소득세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며 성실신고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