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은행 발목잡나…부실여신 4년 만에 2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6일, 오후 06:58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은행들의 중소기업 채권 중 부실 가능성이 큰 여신 규모가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권 건전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시중은행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국책은행들은 담보대출 비중도 낮아 연체 발생 시 더 취약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중소기업의 상환 여력은 더 떨어질 수 있고 국책은행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 추이
은행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 추이
◇4년만에 2배 증가한 부실채권

한국은행이 발간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 채권) 총 규모는 2022년 3분기 9조7000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17조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4년만에 2배 가까이(8조2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특히 중소 기업 부실 채권은 2016년 1분기 이래 최대치다. 당시 조선·해운업 악화로 전체 부실 채권액이 31조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였으나, 중소기업 부실 채권액은 당시는 10조원, 올해는 10조5000억원으로 그 당시보다 더 많다.

특히 중소기업 부실 비중을 따져보면 당시엔 전체 부실 채권의 32.3%였으나, 현재는 58.9%에 달한다. 부실 채권 비중이 가장 적었던 4년전(2022년 3분기)과 비교하면 대기업과 가계대출은 각각 0.4%포인트, 5.8%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53.1%에서 58.9%로 차지하는 비중이 5.8%포인트 커졌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와 내수 경기 악화 시기를 잇달아 거치며 도·소매업, 부동산업 등의 업황이 되살아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 연체금액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연체율 높은데 담보는 적어

시중은행에 비해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큰 국책은행들은 이로 인해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책은행 3곳(기업·산업·수출입 은행)의 중소기업 부실 비중은 전체의 63.8%이다. 시간을 거슬러 2022년 3분기 51.2%, 2016년 1분기 18.5%에 비해 상당히 커진 셈이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우리(한국) 산업이 과거엔 대기업에 의존하다보니 대출 비중도 대기업이 컸지만, 지금은 벤처기업 등 산업생태계를 다양화하는 전략이어서 대출 비중 자체도 과거보다 중소기업이 많아졌다”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부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대출 회수율이 낮다보니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나 국책은행들은 시중은행에 비해 담보대출 비중이 낮다. 실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중소기업 대출의 80%를 담보대출, 20%를 신용(무담보)대출로 취급한다. 반면 기업은행은 69%만 담보대출로 내주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90% 이상이 신용대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이 높거나 급증했다고해서 건전성 악화로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국책은행은 연체대출을 담보로 회수할 담보대출 비중이 타행 대비 낮기 때문에 더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며서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중소기업에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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