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위산업 생태계를 이끌 스타트업 리더들이 6일 한자리에 모여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 자율시스템, 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 등 분야에서 민간 스타트업과 빌더가 전장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흐름이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디펜스테크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핵심은 단순한 아이디어 발굴이 아니라 제조 병목 해소에 있다고 봤다. 기술을 빠르게 양산하고 전장에 배치할 생산 역량이 뒷받침돼야 패권기술 확보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민간 주도 디펜스테크 생태계가 K방산의 새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D4D 해커톤 서울 2026' 참가자들 모습. (사진=D4D)
◇스타트업이 여는 K방산 2막…“지금이 최적 타이밍”
이날 행사는 민간 주도 디펜스테크 커뮤니티 ‘D4D’가 진행한 해커톤에 앞서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익시드테크(EGCED)뿐 아니라 △본에이아이 △스텔스몰(StealthMole) △포지(F4GE) △모프시스템즈(Morph Systems) △프레리스쿠너(Prairie Schooner) 등 국내 방산 업계를 이끌 차세대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국내 디펜스테크 생태계를 민간·스타트업 중심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도경 본에이아이 대표는 “최근 국가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 참석해 ‘안보와 산업은 별개 영역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된 국가 경쟁력이자 자산이며 이를 새로운 소버린 피지컬AI의 탄생으로 구현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며 “이렇게 구축한 소버린AI 생태계를 글로벌 시장에 이식시키는 작업이 지금 우리가 지닌 ‘시대적 사명’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우리나라 방산 업계가 궁극적으로 지향할 지점이 ‘패권기술’ 확보에 있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결국 제조 역량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술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빠르게 양산하고 현장에 배치하지 못하면 실전에서 의미 있는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권혁현 포지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전장 수요가 기술 개발과 적용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모두 제조 병목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자동차·조선 등 제조 기반을 갖춘 우리나라가 디펜스테크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제조 공정 자체가 유사한 만큼 기존 산업의 생산 역량을 국방·안보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다만 실전이 중요하다”며 “전장에서는 상대가 빠르게 대응 기술을 내놓는 만큼, 제품을 한 번 만들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박민규 모프시스템즈 대표 역시 최종 병목은 공급망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이 곧 질이므로 드론 수백 대와 컴퓨팅 파워를 확보해 어떻게든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과감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며 “AI는 인재 전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때 전장에서 직접 쓰이던 스택을 그대로 가져와 국내 엔지니어가 감을 잡을 수 있게끔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을 공유했다.
3일 D4D 해커톤 행사장에서 최강근 익시드테크 대표가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서울서 열린 디펜스테크 실험장…솔루션 47건 나와
행사 두 번째 날부터는 D4D가 개최한 디펜스테크 해커톤이 7월 4일부터 5일까지 양일간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는 국방 분야 종사자뿐만 아니라 AI 개발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제품 기획자, 연구자, 창업가 등 다양한 분야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자유롭게 팀을 구성해 국방·안보 분야의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번 해커톤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디펜스테크 스타트업과 빌더 생태계 문화를 서울에서 시작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최강근 익시드테크 대표는 해커톤에 앞서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국방·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기회가 열렸다”며 “참가자들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무언가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3일간 진행된 전체 행사에는 350명이 참석했다. 이중 해커톤에 150여 명이 참여해 47개 솔루션을 제출했다. 그 결과 5개 트랙에서 총 8개 팀이 수상했다. 수상팀은 △1트랙 자율·무인 & 대드론 분야 ‘팀 본(Team Bone)’ △2트랙 OSINT & 국방 인텔리전스 분야 ‘DoS(Defense Osint Security)’ ‘안개(ANGAE)’ △3트랙 전장네트워크·C2 분야 ‘델파이(DELPHI)’ △4트랙 해상영역인식 분야 ‘씨사이드(SEASIDE)’ △5트랙 전투준비·교육 분야 ‘Nyx’ 등이다.
이외에도 ‘서포티(Supporty)’와 ‘케스트렐(Kestrel)’은 미국 오리건 UAS 엑셀러레이터(AC) 연계 선정팀으로 지목받았다. 이들은 오리건 UAS AC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가와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