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모습. 2026.7.1 © 뉴스1 오대일 기자
"어떻게 팀을 이따위로 만들었나. 대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가?"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홍명보 감독을 향해 이렇게 일갈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뒤였다.
대표팀 감독 선임은 처음부터 우려가 적지 않았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공정성과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으니 어떻게든 될 것이란 안일함도 있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투자자 해외 유출을 막을 대표선수로 발탁됐다.상품이 나오기 전부터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동성을 믿었다. 더 다양한 종목들을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두 종목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 앞에 묻혀 버렸다.
상장 과정도 지나치게 성급했다. 올해 1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검토를 지시한 뒤 불과 석 달 만인 4월 제도가 확정됐고, 5월에는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자금(달러)을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였지만, 환율은 더 올랐고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했다.
충분한 검증도 없었다. 일각에서는 대형 자산운용사의 이해관계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양한 종목이 동시에 상장되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성과 수급을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만 먼저 허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결과는 우려했던 대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급을 과도하게 집중시키며 코스피 전체의 변동성을 키웠다. 수급 집중은 코스닥 소외를 낳았다.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한국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포트폴리오를 정상적으로 운용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시장의 폭과 깊이는 더 얕아졌다.
절차를 무시한 대가는 모두가 치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패배한 감독의 변명이 축구 팬들에게 위로가 되지 못하듯, 이미 시작된 시장의 부작용도 되돌릴 수 없다.
좋은 결과는 공정하고 치밀한 절차에서 시작된다. 감독 선임도, 시장 제도도 마찬가지다. 시작부터 무시했던 경고는 결국 더 큰 비용으로 돌아왔다.
e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