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직원이 HBM4E 12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삼성전자(005930)가 상반기에만 150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불가능할 것 같았던 '300조 영업이익'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데다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는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도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어 연간 영업이익이 37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미 엔비디아와 애플을 넘어선 데 이어 당분간 깨기 힘든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매출 726조·영업이익 373조 전망…실적으로 압도
8일 시장조사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 평균)는 매출 726조 6162억 원, 영업이익 372조 7568억 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17.8%, 754.9% 성장한 규모다.
역대급 연간 실적 전망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나오면서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매출 304조 8730억 원, 영업이익 146조 63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 153조 7068억 원, 영업이익 11조 3614억 원과 비교하면 각각 98.3%, 1190.6% 성장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액은 171조 원, 영업이익은 89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1분기 매출액 133조 8730억 원, 영업이익 57조 2330억 원 대비 각각 27.7%, 56.2%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가 하루에 6356억 원을 벌었다면 2분기에는 1조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52.3%로 집계돼 사상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과시했다. 약 17조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성과급 충당금을 반영했음에도 압도적인 실적이다. 사실상 2분기 영업이익이 100조 원을 돌파한 셈이다.
삼성전자 연간 실적 추이(단위 억 원).(금융감독원, 에프엔가이드 자료)/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호실적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DS) 부문이다. 업계는 2분기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직전 분기 대비 36% 급등하며 영업이익률 81.3%의 초고수익성을 달성했을 것으로 본다. 낸드 역시 판매단가가 54% 오르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호황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에 속도가 붙고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용 서버 구축 등에 필요한 서버용 D램과 HBM에 압도적인 수요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사들은 한정된 생산라인을 고부가가치 제품인 서버용 D램과 HBM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구형(레거시) D램 생산 비중을 줄이고 10나노급 4세대, 5세대 등 선단 공정 비중을 늘리면서 PC용 범용 D램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HBM 공급 확대로 범용 D램 공급 여력 제한 기조와 D램 가격 상승 구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첨단 정밀 공정 렌더링.(삼성전자 제공)/뉴스1
HBM4 초격차·파운드리 수익성 개선…반도체 시장 지배력 강화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하반기에도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11.7Gbps(초당 기가비트) 초고속 HBM4 제품을 북미 주요 팹리스 고객사로 납품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11.7Gbps HBM4가 표준 제품인 10.3Gbps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고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하반기에는 11.7Gbps HBM4 물량이 늘어나 실적과 점유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치판단의 핵심 요소인 메모리 수익 창출력에서 강화 요인이 발생했다"면서 "현재 사이클은 공간 제약으로 메모리 공급이 최소 2027년 4분기까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품귀에 고객사들은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에 나서고 있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제품 출하에 속도를 내며 실적을 키우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선단 공정 가동률이 상승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로 유입된 AI용 주문형반도체(ASIC) 칩 제품군과 고성능컴퓨팅(HPC)용 칩, HBM용 베이스 다이 물량 등이 가동률 회복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 메이커 중 유일하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를 함께 생산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의 진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흑자전환을 가로막던 장벽을 극복하면서 ASIC, HPC, HBM 베이스 다이, 차량용 반도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다방면에서의 신규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오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전망이 보다 구체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04조 1572억 원, 영업이익 110조 3442억 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단일 분기 매출 200조 원과 영업이익 100조 원 고지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외형 확장을 이뤄낼 것으로 관측된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분기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기업이 됐다"면서 "과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HBM, 파운드리마저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