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구 국세청 국세조사관.(국세청 제공)
이 중에서도 김치는 별도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치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가정에서 직접 담그거나, 전통시장이나 반찬가게에서 소량 담아서 판매되며, 마트나 온라인몰에서는 병·캔·비닐팩 등 다양한 포장 형태로 판매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두 같은 김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가가치세에서는 식품의 분류, 포장 방식, 판매 형태에 따라 면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부가가치세법에서는 '데친 채소류, 김치, 단무지, 장아찌, 젓갈류, 게장, 두부, 메주, 간장, 된장, 고추장'을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단순가공식료품으로 열거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면세로 열거하고 있는 단순가공식료품이라고 해서 모든 형태의 판매가 항상 면세되는 것은 아니며, 제조시설을 갖추고 판매 목적으로 독립된 거래단위로 관입·병입하거나 이와 유사한 형태로 포장하여 공급하는 경우에는 면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즉, 김치 등 단순가공식료품이 제조시설에서 생산되어 소비자가 바로 구입할 수 있는 독립된 상품 단위로 포장되어 판매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것이다.
다만, 정부는 민생안정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일정 기간 단순가공식료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을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7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김치 등 단순가공식료품의 판매목적 포장 여부와는 관계없이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 면세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 한시적 면세의 일몰 시한은 2025년 12월 31일로 종료되었다. 따라서 2026년 1월 1일 이후 판매하는 김치는 원래의 판단기준에 따라 제조시설을 갖추고 판매 목적으로 독립된 거래단위로 관입·병입하거나 이와 유사한 형태로 포장하여 공급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인 것이다.
반면에 단순하게 운반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포장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면세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시장이나 반찬가게에서 김치를 덜어 판매하면서 비닐봉지나 용기에 잠시 담아주는 경우처럼, 포장이 보관·저장·상품가치 증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운반 편의를 위한 일시적 포장에 그치는 경우에는 단순가공식료품의 면세 범위에 포함된다.
결국 핵심은 포장의 목적과 거래의 실질이다. 김치의 포장이 단순한 운반 편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독립된 거래단위로 판매하기 위한 것인지는 유통과정, 포장 형태, 판매 방식,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상품 단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세금 제도는 일상과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식탁 위의 김치처럼 가까운 곳에 있다. 부가가치세 과세/면세의 구분이 소비자에게는 김치 한 팩의 가격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이며, 사업자에게는 부가가치세 신고와 증빙 발급 방식이 달라지는 중요한 사안이다. 사업자가 평소 제품별·판매형태별로 과세와 면세를 구분하고, 거래처에 발급할 증빙도 이에 맞게 관리한다면 신고 과정에서 불필요한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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