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K-컬처 STO 키우려면…‘이중 신탁’ 해법부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전 11:33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문화 지식재산권(IP)을 금융상품화하려면 저작권법과 자본시장법 간 정합성부터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음악수익증권 플랫폼 뮤직카우가 조각투자 시장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혀왔지만, 제도권 안착 과정에서는 저작권 신탁과 금융 신탁을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팬 중심 K-컬처콘텐츠 STO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원재연 기자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팬 중심 K-컬처콘텐츠 STO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원재연 기자


정현경 뮤직카우 의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팬 중심 K-컬처콘텐츠 STO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서 "금융은 자본시장법을 지켜야 하고, 문화 IP는 저작권법을 지켜야 한다"며 "두 법은 서로 만날 것을 한 번도 고려해 본 적이 없어 정합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료 수익을 기초로 한 음악수익증권을 발행·거래하는 플랫폼이다. 2016년 조각투자 모델을 선보인 뒤 음악 IP를 일반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자산으로 유동화하며 문화 IP 금융화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후 금융당국의 증권성 판단 이후에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춘 신탁 수익증권 구조로 사업을 재편해 왔다.

그러나 샌드박스 이후 정식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는 기존 특례로 풀어온 문제가 다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 의장은 음악 저작권료를 징수하고 배분하려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저작권 신탁관리단체를 거쳐야 하지만, 이를 금융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 신탁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이중 신탁' 문제다. 저작권료를 걷고 나누기 위해서는 저작권 관리 신탁이 필요하고, 투자자 재산을 사업자 위험과 분리해 보호하려면 금융 신탁이 필요하다. 문화 IP를 금융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두 신탁 구조가 동시에 요구되지만, 현행 제도는 이를 전제로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 쟁점이다.

정 의장은 "금융 신탁한 자산을 다시 저작권 관리 신탁단체에 신탁해야 하는데, 현행법상 이중 신탁은 금지돼 있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안에서는 임시적으로 풀렸지만 제도권 안에서는 아직 법적 정비가 온전하게 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뮤직카우만의 과제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음악, 공연, 드라마, 웹툰 등 K-컬처 IP를 토큰증권(STO)으로 발행하려면 권리관계와 수익배분 구조, 가치평가, 신탁·보관 구조, 투자자 보호 기준을 함께 맞춰야 한다. 문화 IP 금융화가 확대될수록 금융 규율과 저작권 규율을 어떻게 연결할지가 시장 전반의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의장은 문화자산이 금융자산으로서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음원과 콘텐츠들은 발매 초기에는 소비가 줄어들지만 일정 기간 이후 고정 소비층이 형성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문화자산은 거시경제와의 상관관계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세상이 불안해질수록 변동성이 적은 자산을 원하는데 문화자산은 독립성과 안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팬덤 유입도 문화 IP 금융화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정 의장은 뮤직카우 이용자 설문을 언급하며 "20% 이상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굿즈를 보유한다는 의미로 샀다고 답했고, 50%가량은 굿즈이자 금융자산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향후 문화 IP 금융화가 본격화되려면 부처 간 조율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저작권은 문체부, 자본시장법은 금융위 소관이어서 민간기업이 두 영역의 정합성을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며 "컨트롤타워를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자산의 특수성이 금융정책 안에서 반영될 때 진정한 의미의 문화 IP 기반 금융산업이 펼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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